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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심천에 내린 은혜의 단비들

작성자
오은영
작성일
16-11-10
조회수
978

심천에 내린
은혜의 단비들


글 ● 오은영 강사(심천 현지인 1기)



바벨탑이 원망스러운 순간이었다. 한국말로 어머니 학교를 준비해도 긴장하고 잘 전달될까 걱정이 많은데, 통역으로 전하는 현지인 개설이라니... 바벨탑으로 흩어진 언어를 다시 회복하고 싶을 뿐이었다. 강영남 개설 팀장님은 통역을 4명이나 준비해놓으셨고, 통역을 맡은 자매들은 바로 지난 기수에 수료한 따끈따끈한 스태프들이어서 열정 하나만큼은 따를 자가 없었다. 가기 전부터 단체 카톡 방은 뜨거웠고, 심천에 도착해서는 통역 자매들과 모든 원고를 중심으로 우리들의 삶을 나누었다. 우리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안에는 현지인 지원자들 뿐 아니라 언제나 그렇듯이 스태프들도 포함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통역하는 자매들부터 은혜를 나누고, 누리고, 눈물이 울컥하고, 한마음 되어, 심천 중앙교회 1기 현지인 50명의 첫 시간의 문을 열었다.

하나님은 중국 땅의 이 딸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샘날 만큼 부어주시는 그 은혜가 그저 놀랍고 놀라웠다. 초등학교 때 중국의 국명은 중공이었다. 공산국가여서 수교가 이루어지지 않은 나라였고, 북한과 같은 나라로 인정되었던 얼어있던 땅이었다. 그 땅에서 현지인 크리스챤을 모아서 어머니 학교를 개설하게 되다니... 우리 하나님의 하시는 일은 예측 할 수가 없다. 이런 프로그램을 한 번도 접해본 적 없고 어머니학교와 같은 접근의 강의와 삶의 해석을 들어본 적 없었던 이 어미들에게 통역이란 바벨탑은 아무런 장벽이 되지 못했다. 아이를 왜 그렇게 때렸는지 그게 뭐가 잘못된 건지 몰랐었다는 고백, 본인도 그렇게 맞고 자라났고 아버지로부터 흘러온 영향력이었다는 생각을 처음 해보았다는 고백 속에, 라이프 스토리와 아버지께 편지쓰기 시간부터 모든 조는 통곡의 시간들이 되었다. 어려서 머리를 짧게 자르고 바지만 입고 잘하지도 못하는 운동을 하며 남자아이들과 겨루어 이기려고 애를 쓰며 아버지 마음에 들려고 했던 자매는, 그것이 아들이기를 바랐던 아버지의 마음이었음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 아버지께 ‘아버지 왜 그러셨어요’ 라고 시작하는 편지를 눈물로 읽어 내려가는 그 자매는 긴 머리에 짧은 치마를 입은 고운 얼굴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성적을 받아와도 칭찬을 받아보지 못했던 자매는 지금 자기 자녀에게 냉정한 엄마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그 뿌리를 알게 되어 눈물 흘렸다. 아버지의 폭력, 외도, 엄마의 폭언, 부모님과 떨어져 친척집에서 눈치 보며 지낸 외로움, 남동생의 죽음이 내 탓이라는 죄책감등 다양한 삶의 모습들이었지만, 하나님이 주시는 위로와 진리에 눈뜨며 뿌리를 알아가고 지금의 내 모습을 해석하면서 이 땅의 딸들은 성경적 여성상을 회복하고 돕는 베필의 사명을 지키고자 결단하기에 이르렀다. 남편의 양말조차 손으로 만지지 않았다는 자매는 남편 발 씻기기 숙제를 하면서 수건으로 발을 싸서 손 안 닿게 씻어주며 결국 싸우게 되었다. 그런데 순간 ‘아! 남편이 나 때문에 힘들었겠구나?’ 처음 생각해보았다고 했다. 남편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다음에 정식으로 발 씻기기 숙제를 꼭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했다. 이번에 3대가 수료한 팀이 있어서 눈길을 끌었는데 1927년생이신 어머님과 딸, 그리고 그 딸의 딸(실은 6개월 된 그 딸의 딸까지 편지 팀이 봐주었으니 4대가 수료한 셈이다^^)까지 서로 허그 해주며 은혜를 나누었다. 예비신자 2명도 기쁘게 결신하며 가출한 아들을 믿음으로, 기도로 키우는 것이 이제 남은 방법이라며 눈물 흘렸다.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은 이래로 우리는 어디서나 늘 같은 문제로 아파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고, 생명나무 공동체의 회복으로 나아가는 이곳 어머니 학교에 하나님의 소망이 있음을 또 한 번 알게 되었다. 이번에 지원자로 수료하신 중앙교회 사모님은 첫째 날이 지나자 바로 더 많은 어미들을 살려야겠다고 바로 2기를 부탁하셨다(실제로 이번에 지원자가 넘쳐서 못 받기도 했다) 특별히 이번 심천 어머니 학교의 알곡 같은 스태프들이 아니었다면 이 하늘나라의 일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리라...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내 일처럼 팔 걷어붙이고 땀 흘린 우리 스태프들!! 그 귀한 수고를 우리 주님이 알아주시기를... 이들이 뿌린 씨가 심천 땅에서 전 중국 땅으로 또 번져 가기를 소망하며 한목소리로 외쳐본다.

“주님! 제가 어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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