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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됨이
정답입니다
글 / 김형진(문화교회 담임목사)
언젠가 시험 채점을 하면서 경험한 일입니다. 앞뒤 가득 채운 시험지를 보면서 ‘공부 참 많이 했구나.’ 싶었는데, 막상 다 읽고 나니 점수를 줄 수 없었습니다. 정답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그렇습니다. 많이 쓴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며, 대단한 이론을 쓴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출제자가 요구한 답이 아니면 점수를 얻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의 한결같은 소원과 기도제목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하나님 뜻을 이루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일이 됩니까? 다시 말해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정답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화목이며, 화평이며, 샬롬입니다. 많은 것을 적어도 정답이 아니면 점수를 얻지 못하듯, 큰일을 이루었어도『화목』을 잃는다면 가장 큰 것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하나님께 인정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화목은 성경 전체의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는 샬롬의 공동체로, 사랑의 교제를 나누며 하나되어 복을 누리는 세상입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꿈꾸셨고, 만드셨던 세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죄가 끼어들면서 화목이 깨지니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의 화목이 깨졌습니다. 아담과 하와 그 자손들에게로 분열의 역사는 이어졌으며, 이로 인해 창조세계와의 관계도 깨졌습니다. 본래 사람은 땅을 가꾸고, 땅은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더 이상 땅을 가꾸지 않고 착취하며, 땅은 가시덤불과 엉겅퀴만 무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죄로 인해 창조세계까지 저주 받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신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요한계시록의 새 하늘과 새 땅은 이러한 모든 죄의 결과가 극복된 샬롬의 세계인 것입니다.
둘째, 화목은 하나님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화목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하나님이 화목하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을 삼위로 일체가 되신 분이라고 가르칩니다. 성부·성자·성령 세 위격의 하나님은 각각 존재하시지만, 사랑으로 하나를 이루고 계신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음 받은 자녀라면 그 분의 화목함을 닮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도 “화평케 하는 자가 복이 있나니,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게 될 것이라”고말씀하십니다. 자식이면 자식다워야 하며, 자식이면 부모를 닮아야 합니다. 이처럼 하나님을 닮았다는 가장 큰 증거는 화목입니다.
셋째, 화목은 하나님의 최우선순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큰일을 위해서는 “화목은 뒤로 미뤄도 된다,” 혹은 “희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세상에는 화목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예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요? 하나님께서는 창조세계를 통해 예배 받으시길 원하셨고, 출애굽도 하나님을 예배하게 하기 위함이며, 새 하늘과 새 땅도 예배하는 예배공동체입니다. 그러나 예배가 두 번째로 밀리는 때가 있으니, 예수님은 “너희가 단에 예물을 드리다가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두고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와서 예물을 드리라.”하셨습니다. 이는 예배가 중요하나 화목 없는 예배는 온전치 못하며, 화목을 잃어버린 예배는 받지 않으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십자가를 지시기 전 날 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위해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우리가 하나가 된 것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마지막 소원이요, 마지막 기도요, 모든 사역의 총정리였습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기 전 제자들을 위해 드린 마지막 기도라면, 이보다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요?
넷째, 화목을 깨는 것은 사탄의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사탄이 창조세계를 무너뜨리는 대표적 전략은 분열시켜 넘어뜨리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자가 소 세 마리를 잡아먹으려고 하는데, 소들의 사이가 좋아 늘 함께 있으니 도저히 잡아먹을 수 없었다. 그래서 꾀를 낸 사자는 한 마리 한 마리 찾아가 이간질을 했다. 드디어 소들이 서로 마음이 틀어져 등을 돌리니, 사자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소들을 다 잡아먹었다.
바로 사탄의 전략입니다. 오래된 격언에 ‘나누어라, 그리고 정복하라(Divide and Conquer)’는 말이 있습니다. 말 자체가 사탄의 말은 아닙니다만, 사탄도 이 원리를 적용할 줄 압니다. 나눠서 약하게 만들고 기어이 잡아먹습니다. 간첩들이 하는 일, 신천지와 같은 이단들의 특징들이 이것을 잘 보여줍니다.
살펴본 바와 같이『하나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중요한 신앙 주제입니다. 우리는 종종 일에 중점을 둠으로 부지불식중 화목을 뒤로 미룹니다. 또한 일보다 중요한 화목을 이루겠다고 죄와 타협하고 의를 내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화목함으로 이루는 일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그 이름에 영광 돌리는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러한 하나됨이 우리 모두의 가정에, 이 사회와 나라, 온 누리에 이루어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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