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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

작성자
통통주
작성일
15-05-20
조회수
925


Sunny


글 / 통통주 (편집부)



“어~ 통주씨~ 나 통주씨 한테 전화하려고 했는데.” “왜요?” 어머니학교 운영위원장님이나 진행자님, 팀장님들의 전화번호가 핸드폰에 찍혀져 나오면 겁부터 난다. “뭐 시키시려나?” 이런 생각이 먼저 들기 때문이다. 용건인즉슨 2015년 리더쉽 축제에 본부 연극 팀이 공연을 하나 했으면 하는데 참여는 물론 내용구상 좀 함께 해보자는 것이었다. “내가 내일 아웃리치 가거든? 일단 갔다 와서 이야기하고 그 동안 통주씨가 구상 좀 해봐. 음..써니 영화 봤죠? 그걸 좀 인용하면 어떨까 해” 이렇게 시작된 “Sunny"였다.

누구누구가 참여하는지, 스토리구성은? 배경은? 춤까지 추면 더 좋겠네. 아! 여고시 절 사진도 모아서 영상으로 보여주면 좋겠다. 교복을 입을까? 아니다 반짝이 의상을 입을까? 아 일단 만들면 재미있을 거는 같은데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지?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일단 누가 하는지는 알아야 하니 시간 되시는 분 들 모두 모여 아이디어를 짜기로 한다. 그런데 어머니학교 스태프 분 들 정말 바쁘시 다. 한 번에 다 모인 적이 한 번도 없다.

계숙, 경희, 순옥, 지희, 은희, 정미, 통주 나이도 환경도 다양한 이분들이 써니 멤버다. 각자 여고시절의 이야기들을 나누고 사고 친 이야기(?) 재미있었던 이야기, 특징적인 이야기들을 나누며 하나하나 스토리 를 짜 맞추어 간다. 실제로 친구가 술을 가지고 와서 함께 나눠 먹었다는 계숙이, 여고시절 욕쟁이 할미 로 불리며 욕을 난사해 주셨던 통주, 정말 의료목적이긴 하지만 쌍커플 시술을 하신 경희 등등 실제 사연 허구 사연 등을 만들어 각자의 케릭터에 옷을 입혔다.

그런데 스토리보다 더욱 어려운 난관이 놓여져 있었으니 써니 단체 춤인데 써니 영 화의 마지막 장면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영정 앞에서 친구들이 함께 추는 댄스다. 그걸 춰야 하는 건데....음....뭐...젊은 나야... 연습을 좀 하면...되겠지만...어르신들 이... 되려나...? 하는 오만함?? 키득키득. 일단 제일 젊은(?) 통주가 춤을 마스터 해 서 큰 언니들한테 춤을 가르쳐 주란다. 뭐 누가 봐도 그래야 할 거 같으니 그러겠다 고 하고 집에 돌아와 댄스 동영상을 찾아보는데... 정말 거짓말 안보태고 세 시간 이 상을 뚫어지게 쳐다보아도 동작 하나 몸에 익혀지지 않는다. 어머니학교에서 추는 막춤과는 비교가 안 되는 전문화된 춤인 것이었다. 일주일 안에 춤을 마스터해서 언 니들에게 아니지... 지지배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하악...어찌어찌하여 밥도 거르고(?) 거실에서 밤낮으로 연습한 것 같다. 아이들은 엄마 또 해? 여보 또 해? 그 노래 또 틀어? 또 춰? 그런데 왜 발전이 없어? 라는 말을 들어가며 안무 익히기에 매진했다. 나만 그랬으랴? 아마 지지배들 모두 집에서 그랬 으리라.

자..이제 언니들을 가르칠 차례인데...그래도 먼저 배웠다고 잘난 체를 해가며 순옥 이, 경희, 계숙이, 정미, 지희를 가르친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허리가 어디냐, 관 절이 아프다, 무릎이 아프다, 식은땀이 난다, 숨이 차다...여기저기서 하소연이 이어 진다. 잘 할 줄 알았는데, 보면 될 줄 알았는데 나이라는 녀석은 마음과 몸이 하나 되 는 것을 바라지 않는 모양이다. 몇 번 연습하고 나면 에구구구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 서 자연스럽게 들린다. 그래도 어찌하랴! 날짜는 자꾸 흘러가고 우리가 모일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에 하루뿐이다. 각자 집에서 피나는 연습을 하고 모여 맞춰 보고 부족 한 부분을 다시 교정하고 단체 카톡방에서 서로 춤 연습하기를 독려해가며 그렇게 한 달이 간 것 같다.

대본이 완성 되고 춤 연습과 대본 연습을 병행해 가며 짧은 시간 안에 큰 것을 이루어 낸 듯 어느 정도 그림이 나오는 것 같았다. 안 되는 동작은 해도 안 된다. 패스~ 그냥넘어가기로 한다. 어찌 딱딱 맞춰서 우리가 다 추겠어. 우린 아마추어잖아? 아줌마들 이잖아? 나이 들었잖아? 안 되는 건 당연해. 우린 최선을 다했고 이제 잔치는 시작되 었어. 틀리면 틀리는 대로 웃음을 줄 수 있겠지 뭐. 무대 위에서 맘껏 즐기자구 !!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뭔가 메시지를 던져 주어야 한다. 각자 어머니학교에 오게 된 사연들을 이야기 하며 동영상으로 찍어 보여주기로 한다. 잘하는 줄 알았는데...남편이... 이게 최선인 줄 알았는데...아이들이... 용서한 줄 알았는데..아버지가... 각자의 사연들이 나오고...뭉클해진다...

공연 당일 막이 올랐다.. 우리는 연습했던 것보다 훨씬 더...자연스럽게 에드립까지 넣어가며(역시 아줌마들 이다. 순발력이 아주 그냥...^^) 연극에 임했고 대망의 써니 춤을 선보였다. 우리 모 두 무대 위에서 맘껏 즐긴 듯하다. 하나님 앞에서 기뻐 춤추듯이...^^ 우리가 이걸 했 단 말이지? 이 나이에? 이 몸에?? 하는 뿌듯함과 기쁨을 안고 우리는 그렇게 Sunny 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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