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기에
행복을 꿈꾸는 아이들
글 / 허경아(편집부)
지난 여름, 케이팝스타 시즌3에서 ‘알맹’ (최린, 이해용)이 ‘ugly'를 불렀던 적이 있었다. 그때 최린양은 성대 점막이 찢어져서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ugly를 부를 때 고음을 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불러 박진영 심사위원으로부터 감동적이었다는 평을 들었다.
“1절을 부르기 시작하는데, 목에 염증 때문에 노래가 맘대로 안 돼요. 근데 그 고음을 피하지 않고 계속 질러대는 거예요, 계속. 그러다가 노래 끝에 가니까 고음이 열렸어요. 알맹의 인생이 그러지 않을까. 뭔가 계속 벽에 부딪치는데 끝까지 하고 결국 열리지 않을까.”
청소년 비행 예방 센터에서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나는 '알맹의 ugly' 동영상을 함께 보고, 박진영심사위원이 알맹에게 들려주었던 이 말을 나와 아이들에게 들려준다. “우리의 인생도 그러지 않을까? 아프고 힘들고 뭔가 안 되는 것 같은데, 계속 부딪히고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다보면 열리지 않을까?“
법무부 청소년 비행 예방 센터에서는 일반학교에서 의뢰한 학교 부적응 학생 및 학교 폭력 가해 학생, 검찰에서 의뢰한 교육, 선도조건부 기소유예대상 청소년과 법원에서 판사가 의뢰 명령한 청소년, 보호 관찰소에서 의뢰한 소년보호 관찰 청소년을 대상으로 문제 유형별 전문교육과 체험 활동 위주의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아이들과 “자아성장”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가족에 대해 세상에 대해 불만이 있고, 삐뚠 시선을 가지고 있는 듯하지만 그들 안에서 조심스럽게 꺼내보는 감사의 마음들,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들, 자신에 대해 기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내가 감사한 것>
중학교 무사히 졸업할 수 있게 해주신 것 (3학년 때 담임 샘), 우리 부모님 아들로 태어 난 것
나를 위해 고생하시는 부모님, 이렇게 잘 키워주신 할머니 엄마 아빠
미운 짓만 골라 해도 이해해주시고 챙겨주시는 부모님
나를 낳아주신 게 우리 부모님인 것, 뭔가를 하고 싶고 꿈이 있다는 것
매번 사고 칠 때 속으로 삭이시는 엄마께 감사
부모님이 실수는 엄하게 하시고 잘한 일은 칭찬해주신다
나를 존중해주는 친구들, 선생님들, 음악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
가족이랑 모여서 안기, 전 재산을 기부하는 것
내가 판사가 되어 보고 싶다, 부모님 집 사드리기
죽기 전에 부모님 효도 많이 해드리기, 죽기 전 까지 창피한 일 없이 살기
어려운 사람 돕기, 싫어하는 친구 때리기
<나 자신에게 기대하는 것>
검정고시 합격, 욱하는 성격 고치기
이제 사고치지 않을 것. 금연, 금주, 새벽에 안 나가는 것
좋은 아빠 되는 것, 공부에 손 떼긴 했지만 다시하면 따라 잡을 수 있다 생각하는 것
이번엔 뭔가 잘 될 것 같다는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는 자신감
부모님 용돈 드리고 남은 돈 적금하기, 큰 인물 되기
아프기에 더욱 행복이 고맙고 간절하고 그리운 아이들이 우리 곁에 있음을 어른들이 잊지 않고 기다려주고 지켜봐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