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행복한 가정들이 만드는
더 좋은 사회 더 좋은 세상
재혼 가정의 회복
글 임지연(전 수지사랑의교회 전도사, 2009 코스타 상담 강사)
우리는 누구나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원한다. 행복한 감정도 불행한 감정도 습관적으로 나타난다.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행복한 마음이 우러나오도록 연습을 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감탄사가 많았는데 어느 날 감동이 사라지고, 서로가 보아도 희생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면서 무덤덤해진다. 그게 바로 결혼한 독신녀, 결혼한 독신자의 삶이다.
그런데 우리의 비극은 사랑의 감정이 사라졌는데도 이 사랑을 키워 갈 만한 기술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사랑의 감정이 말라 비틀어져서 아주 조그만 것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너그럽지 못하며 상대방의 약점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우리 부부도 고통을 엄청나게 치렀다. 재혼 가정이라 더욱 힘들었다. 너무 힘들어서 상담 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천생연분, 완벽한 커플은 없다. 진짜 사이좋은 부부는 은혜가 있는 것이다. 마치 매일 물을 줘야 하는 식물처럼 가꿔나가야 하는 게 부부의 사랑이다.
아내와 남편의 사이가 하나님과의 사이임을 알아야 한다. 아내와 사이가 멀다면 하나님과의 거리도 먼 것이며 아내와의 사이가 가까우면 하나님과의 거리도 가까운 것이다.
재혼 가정을 겪으면서 발견한 것들
1. 과거를 묻지 마라
재혼한 가정에 이 문제를 이기면 끝까지 갈 수 있다. 과거를 무조건 덮어두라는 뜻이 아니다. 남편과 아이들은 지울 수 없는 과거 역사가 있다. 그 역사를 존중해 주라는 것이다. 흔히 재혼한 가정에 아이들의 생모 이야기를 꺼내지도 못하고 아예 흔적도 지우려고 한다. 사진조차도 없애버린다. 남편에게도 옛 추억을 가슴에만 묻어두도록 질투를 한다.
나는 신혼여행을 아이들과 함께 생모가 묻혀있는 묘지 앞에서 함께 손잡고 잘 살아보겠다고 천국에서 지켜봐 달라고 신고하고 시작했다.
생모의 흔적을 지우려하지 않았다. 엄마가 남기고 간 유품을 잘 정리해서 딸에 생일날 선물 해 주었을 때 딸의 눈에 눈물을 보았다. 아들에게 군에서 제대한 선물로 엄마와 함께 찍었던 사진들을 잘 정리해서 주었다.
2. 친 엄마 즉 생모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라
기른 정도 무시 할 수 없지만 생모가 될 수 없음을 알았다. 친 엄마처럼 잘해주려고 보니 갈등이 심각해져 가는 것이다. 아이들도 나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었고 나 역시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다. 잘해주려고 하면 할수록 아이들은 더 심각한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무시당함과 구겨지는 자존심, 남편에게조차 말을 할 수도 없었다. 나는 일하는 아줌마 밖에는 안 되는 현실로 인해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2년 가까이 신경정신과 약을 먹어야 했다.
얼마 동안 난 주님과 교제를 했다. 그리고 딸은 나에게 선물이라는 것을 알게 하셨다. 딸에게 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내가 성숙하지 못해 너를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 답장은 없었다. 계속 보냈다. 처음에는 ‘상은아’ 시작하다가 ‘사랑하는 상은아’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랑한다. 사랑한다.’ 쓰다 보니 진짜 사랑이 생기는 것이다. 답장이 왔다. ‘엄마를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 우리의 사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리고 딸에게 난 생모가 될 수 없지만 너의 멘토가 되어 주겠다고 고백했다.
교회 집회를 통해 딸은 주님을 영접했다. 제자훈련까지 받았다. 지금은 기도제목을 서로 나눈다. 내가 아프면 기도하고 있으니 힘내라고 한다.
3. 남편은 동역자임을 빨리 발견하라
나는 전도사 출신이고, 남편은 신앙의 초보였다. 영적인 문제로 대화 소통이 어려웠다. 답답해서 주차장에 세워둔 차에서 통곡하며 운적도 많았다. 그러나 기도할 때마다 주시는 음성은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다. 내가 기뻐하는 아들이다.”라는 것이다. 보따리를 싸다가도 이 말씀에 무릎을 꿇기도 여러 번 이었다.
사역하고 있는 교회의 목사님께 말씀을 드렸다. “전도사가 아니라 이명구 집사의 아내로 살기를 원합니다. 교회 일을 잠시 내려놓고 평신도로 중보자가 될 테니 기다려 주세요.” 속도 모르는 남편은 왜 일을 할 만한 사람이 안하느냐고 했다. 중보기도 팀장으로 섬기면서 남편은 자연스럽게 나를 따라 오게 되었고 하나님의 역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남편은 기도의 은혜를 경험하게 되고, 지금은 남편과 나는 부부이면서 진정한 사역에 동역자임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떠한 일을 만나도 함께 예배드리고 말씀 앞에 자신을 내어 놓으며 서로 기도해주면서 가정의 진정한 왕 같은 제사장으로 서 가고 있다. 아이들의 문제도 함께 기도하며 위로한다.
4. 비전으로 살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꽂이 어디 있으랴!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내 인생에 있어 고난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육신의 고통을 철저하게 치르고 나니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위로하는데 돕는 자가 된다. 특별히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한다. 어떻게 이겨야 하는지 어느 의사가 좋은지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등 등 영혼구원에까지 이르게 된다.
하나님 앞에서 고난은 나를 성숙하게 하는 기회다. 고난을 딛고 설 때 고난은 별이 된다.
고난을 통해 내 인생을 재해석하게 되었다. 우리 부부는 다른 부부들이 살아가는 삶에 관심이 많다. 여행을 가든 운동을 하든 만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인지 전한다.
아무 어려움없이 사는 사람들은 건조하지만 고난을 딛고 서는 사람은 색깔이 다르다. 그 색깔은 나를 가꾸기 위한 성숙의 기회다.
결혼했을 때 나는 남편에게 큰 소리 쳤다.
나 같은 사람만나서 영광인줄 알라고….
지금은 다르다. 나에게 남편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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