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행복한 가정들이 만드는
더 좋은 사회 더 좋은 세상
글 홍세미
결혼하기 전 아버님을 뵈러 전주에 내려갔을 때, 전 아버님이 너무 젊으신 것에 놀랐습니다. 용대(남편)씨에게 들으니 스무살에 장가를 가셨다고 하더군요. 아버님의 외모, 연세에 비해 너무 멋있으십니다. 외모 못지않게 센스도 있으시고요.
신혼여행 갔다가 첫 출근하는 날 학교로 꽃 배달이 왔을 때 저는 당연히 학부모님이 보내셨나보다 하고 생각했죠. 카드를 여니 “결혼 축하한다. 행복하게 재밌게 잘 살아라.” 라는 아버님의 글이 있는 게 아닌가요! 백합화 향기가 온 교무실을 진동시키고 저는 선생님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죠.
가끔 아버님께서 메일도 보내주시고 당신이 직접 쓴 시에 잔잔한 음악과 함께 보내주실 때면 정말 ‘이런 아버지도 계시는 구나’ 라는 생각도 했어요. 친정아버지는 그런 면이 전혀 없으셨거든요. 시부모님께서 저희들 도움 없이도 여유 있게 사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오히려 필요할 때면 저희들에게 도움을 주셨고요. 그런데 도련님이 결혼하면서 제가 불만이 생겼습니다. 도련님이 저희들보다 조금 부족하다고 도련님한테 너무 신경 쓰시는 것 같아 섭섭했습니다. 그 때는 ‘내가 맏며느린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도련님, 동서, 아버님, 어머님 모두 너무 착하고 순수하시고 좋으신 분이기 때문에 속상해도 직접 얼굴을 보면 제가 수그러듭니다. 사람들이 그러더군요. 저처럼 좋은 시부모님 만나기도 어렵다고 받고 싶은 마음이 있어 섭섭함이 생겼나 봐요. 아버님, 어머님을 보면 고마움에 항상 눈물이 납니다.
그런 시부모님 마음 아프게 해드리고 싶지 않아요. 제가 아이 가지면서 너무 기뻐하시면서 한 달이 멀다하고 음식을 잔뜩 해 가지고 오시는 시부모님. 괜히 섭섭해 하고 속상해했던 마음을 가졌던 제가 부끄러워집니다.
전 아버님, 어머님이 너무 좋습니다.
- 사랑스런 며느리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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