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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이제 사랑한다고 말해줘야지

작성자
유은미
작성일
11-11-04
조회수
729


이제 사랑한다고 말해줘야지

글 유은미(김포 11기)
 

지난 10월 6일 큰 아들 상훈이를 군대에 보냈습니다. 논산 훈련소에 두고 나올 때도, 일주일 뒤에 입던 옷이 소포로 집에 도착했을 때도, 눈물이 나지 않았습니다. 보통 아들을 군에 보낸 엄마들이 보이는 현상을 나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었어요. 오히려 잘 먹여 주고 잘 입혀 주고 잘 재워 주고 적당히 운동도 시켜주고 2년 동안 잘 보호해 줄 좋은 곳에 가 있다는 아주 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떤 때는 아들이 군에 가 있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기도를 많이 해서 하나님께서 마음에 평안함을 주시는구나하고 생각했죠.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저의 이런 마음이 정상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은 군에 가기 전에 저와 남편의 속을 많이 태웠답니다.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 아들을 어떻게 할 수 없어서. 결국은 마음을 비우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들을 이해하고 마음을 비운 게 아니라 제 마음도 상처 받고 상한 마음이 되어 아들에 대한 마음이 굳어져 있었던 거였어요.
그것을 깨달을 즈음에 교회에서 어머니 학교를 한다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아들을 군에 보낸 엄마의 마음이 이건 아닌 것 같아, 어머니 학교라도 가서 나의 굳어진 마음을 고쳐야겠다고 마음먹고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 학교에 다니다 보니 아들 때문에 상처받은 것뿐만 아니라, 나의 어린 시절 할머니 때문에 고생하시던 어머니를 보며 상처받은 것, 그 상처 때문에 시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했던 것(실은 시어머니도 보통이 아니십니다)도 생각나게 되었고, 또 결혼하고 엄마는 되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여전히 철이 없어서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인 자녀들을 하나님 뜻대로 잘 키우지 못한 저의 모습을 보며 많이 울며 회개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흔히 말하는 모태신앙인으로 어릴 때부터 교회에서 살다시피 했지만, 결국은 믿음에 철이 덜 들었던지 믿지 않는 남편과 결혼하고, 또 믿음 안에서 자녀들을 잘 양육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남편과의 관계도, 시어머니와의 관계도 또 자녀들의 문제도 결국은 예수님을 믿는다 하면서도 믿음 안에 제대로 서있지 못한 저의 탓인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 저의 잘못을 깨달았으니 언제나 돌이키고 돌아오기만 기다리시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그 크신 사랑으로 저의 가정을 다시 회복시켜 주실 줄을 믿습니다.
또 이번 어머니 학교에서의 조별 나눔을 통해서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서로 위로하며, 위로받는 시간이 참으로 귀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서로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이 자리는 참으로 성령님께서 함께하시고 역사하시는 시간이었습니다.
어제 작은 아들의 발을 씻기면서 아들에게 엄마가 잘못한 것 미안했던 것도 말했습니다.
아들도 쑥스러워 하면서도 좋아했습니다. 제가 발을 씻기는 것처럼, 주님께서 우리 영훈이의 마음의 병을 씻어 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어머니 학교를 다니면서 많은 숙제 때문에 사실 좀 부담스러웠지만, 그래서 못한 것도 한두 가지 있지만, 숙제를 하면서 가족들과의 관계를 다시 한 번 정리하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이 회복되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제 다음 주 토요일이면 군에 간 큰아들 첫 면회를 갑니다. 어머니 학교에서 회복된 사랑으로 우리 아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해 줄 겁니다. 5주 동안 어머니 학교를 섬겨주신 스태프 여러분들 수고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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