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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담양, 선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

작성자
장미애
작성일
11-11-04
조회수
1,271

담양, 선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

글 장미애 

2박3일 코스로 전라남도 담양으로 여행을 떠났다. 딸아이가 MK선교로 일본을 가는 바람에 남편과 단둘이 몇 년 만에 계획해본 여행이 처음에는 망설여지기도 했다. 아이도 없이 둘이서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2박3일이면 너무 길지 않을까 하는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을 뒤로 하고 일단은 떠나기로 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쉼’이었다.
복잡한 관광 대신 지친 몸을 편히 쉬면서 여유 있게 둘러보는 편한 여행을 계획해 봤다. 담양에 들어서는 관문에는 우리가 여행지 선택을 제대로 했다는 확신이 드는 글귀가 있었다. ‘담양은 슬로 시티입니다.(SLOW CITY)’라고 쓰여진 현수막이 그것이다.

첫코스로 죽녹원으로 향했다. 대나무 숲에 산책길을 만들어 놓은 것처럼 온통 쭉쭉 뻗은 대나무길이 한낮의 더위를 피하기에 제격이었다. 곳곳에 세워둔, 죽녹원이 배경이 되었던 영화소개, 노무현 대통령 방문기념 사진이 있는 표지판과 한참 인기리에 방영된 일지매 촬영 소개 표지판을 따라 산책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죽녹원 앞에는 돌다리를 건널 수 있는 개천이 있고 마차를 타고 개천 옆길을 달릴 수 있도록 마부가 2마리의 말과 함께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개천 옆길 관방제림은 푸조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벚나무 등 다양한 낙엽성 활엽수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나무의 둘레가 1m에서 5.3m에 이르는 것까지 아름드리 나무들이 모두 1백 76그루 줄지어 있다. 나무의 수령은 최고 3백년이 되는 것도 있다. 조선 인조26년(1648년)에 수해를 막기 위해 제방을 축조하고 나무를 심기 시작하였으며 철종5년(1854년)에 제방 위에 숲을 조성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2004년에는 산림청이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 (주)유한킴벌리등과 공동 주최한 제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잘 조성된 숲길이다.
자전거 대여소에서 2인용 자전거를 빌려서 관방제림의 우람한 나무들을 헤치고 끝까지 가자 이어지는 길이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이다. 총 8.5km의 길이 조성되어있는데 2.3km정도를 자전거를 타고 볼 수 있도록 되어 있고 그곳에서도 자전거를 대여할 수가 있다.
메타세콰이어는 1940년대까지는 화석으로만 존재하던 나무였다고 한다. 1945년 중국 사천성 양자강유역의 마도계라는 계곡에서 이름을 알수 없는 거대한 나무가 발견됐는데 그것을 조사해보니 메타세콰이어로 밝혀졌다고 한다. 살아있는 화석식물 목록에 은행나무, 소철 등과 함께 메타세콰이어가 추가되었고 이때부터 나무 묘목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1960년대쯤 들어왔으며 매년 1m씩 자라나 지금은 하늘을 덮는 울창한 가로수가 되었다.

두 번째 코스는 가마골 생태 공원! 용면 용연리 소재 용추산(해발523m)를 중심으로 사방 4km주변을 가마골이라 부르는데 여러 개의 깊은 계곡과 폭포, 기암괴석이 수려한 경관을 이룬다. 가마골은 영산강의 시원으로 유명한 용소가 있는 곳으로 편의시설, 운동시설, 등산로 등이 잘 갖추어져 있다.
길 따라 넓은 계곡에는 평상을 놓고 발을 담그고 아이들은 수영을 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들이 몇 군데 있다. 메뉴는 토종닭 백숙, 닭도리탕, 오리백숙! 계곡의 시원함을 충분히 느끼고는 동학농민의 격전지였던 금성산성을 오르기로 했다. 주차장 매점에서 얼음물을 한 병 사서 슬슬 산책하듯이? 그보다는 조금 난이도가 있다. 산을 오르는 길에 배~~얌도 만나고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기도 했지만 정상의 산성은 정말 탄성을 자아낼 만큼 멋진 곳이었다. 힘들게 오른 수고를 헛되지 않도록 보상하기에 충분했다. 담양시내가 다 내려다보이고 산성을 끼고 찍은 사진은 아마추어라도 멋진 한 장면이 연출되어 만족감을 주기었다.
담양온천은 산을 오르며 쌓인 피로를 온천에서 확 풀어주라고 금성산성 가는 길에 있다.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이 다녀갔다는 사인 액자도 걸려있고 지친 몸의 피로를 풀기에 안성맞춤인 온천은 편안한 쉼을 주기에 정말 좋은 코스였다.

세 번째 코스는 조선중기 국문학사를 찬란하게 꽃피웠던 면앙정 송순을 비롯한 송강 정철, 석천 임억령 선생 등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원림과 누정을 가꿔 터를 잡고 주옥같은 작품을 남긴 유서 깊은 가사문학권의 발자취를 밟아 보는 것이다. 그중 명옥헌은 사미인곡, 속미인곡 등 연군지정을 절절히 담아낸 불후의 명작을 탄생시킨 곳으로 사미인곡 시비가 세워져 있다.
이곳에는 9백살 된 큰 어르신 은행나무와 배롱나무가 있는데 꽃이 1백일 동안 쉬지 않고 핀다 하여 백일홍이라고도 하는 배롱나무가 유명하다. 명옥헌은 겉에서 보기에는 그냥 오래된 정자에 불과하다. 그래서 주차장까지만 왔다가 담양에 많이 있는 옛 선인들의 정자중 하나겠지 하는 생각에 차를 다시 돌려서 나가는 사람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정자에 올라가서 앉는 순간 그곳을 떠나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게 하는 매력이 숨겨져 있다. 신발을 벗고 정자에 올라가 사방으로 문이 열려진 마루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한여름 한낮일지라도 너무나 시원하고 주변에서 들려오는 나뭇잎들의 소리와 주변의 경치를 듣고 보고 있노라면 이곳에서 불후의 명작들이 나오지 않는 것이 오히려 기적이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책 한 권 가지고 가서 배 깔고 누워 있으면 며칠을 머물라고 해도 있을 것 같은 운치와 마음의 평안과 쉼을 주는 너무나 멋진 곳이었다. 스쳐지나가지 않고 그곳에서 머물렀던 것이 얼마나 감사하던지….
그 어느 유명한 관광지보다 값진 방문지였다. 가사문학관은 담양을 빛낸 그분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영상과 자료로나마 그분들의 작품을 엿볼 수 있는 곳으로 우리 딸과 함께 꼭 다시 한번 와봐야 할 목적이 있는 곳이었다.
가사문학관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소쇄원은 양산보가 은사인 정암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능주로 유배되어 세상을 떠나자 출세의 뜻을 버리고 자연 속에서 숨어 살기 위하여 꾸민 정원이다. 영양 서석지와 보길도의 세연정과 함께 우리나라의 3대 정원으로 꼽히고 있으며 자연과 인공이 조화를 이루는 대표적 정원이다. 담양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한옥마을이다. 삼지천 마을에 1백 년이 넘은 한옥을 약간 개조해서 지은 한옥 펜션과 주변의 한옥을 바라보며 하루쯤 묵었다 가면 아시아 최초 슬로 시티라는 현수막 글귀가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고 또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가 될 것이다. 담양!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모두 다 멋진 여행지다. 아이들과 함께 오더라도 행복하고 볼거리가 많은 여행지고 부부 둘만의 행복을 누릴 수도 있는 멋진 곳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아마도 이렇게 멋진 곳을 발견하는 재미에 여행을 떠나겠지? 또 다른 여행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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