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행복한 가정들이 만드는
더 좋은 사회 더 좋은 세상
글 김단옥(양구 열린 1기 조장)
나의 삶에 미래가 약속되어 있다면 설렘과 두근거림 없이 하루하루를 나태하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약속이 되어있는 모든 것이 그러하겠지만 쉽게 노력 없이 이루어져가는 반면 성취감과 뿌듯함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양구 열린 어머니학교….
이번 양구의 어머니학교는 말 그대로 확실한 것이 한 가지도 없는 우리의 미래 같았다.
여러 번의 섬김도 경험도 모두 다 무시 되고 흰 종이에 다시 그리는 섬김이 필요한 양구 어머니학교. 다른 나라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지원자들과 우리나라 지원자들이 함께 섞여있는 다문화가정 어머니학교였다. 베트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일본… 생각조차 못한 그래서 기도조차 하지 않은 자매들의 명단을 받고서 스태프들은 모두가 놀라고 당황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다. 명단을 받고 정말 난감한 일이 첫째 이름이었다. 세 글자 이름에 익숙한 우리에게 읽기도 힘든 긴 이름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나에게 엄청난 일이 일어난 것이다. 5조 조장으로 배정이 되어 조의 현황을 나누는데 조원들의 이름이 모두 다 일본 이름이었다. 그들은 다름 아닌 통일교. 통일교를 통해 합동결혼식을 하고 한국으로 시집온 일본 여인네들이었다.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닌 일곱 명의 이름들…
놀라고 두려웠지만 알 수 없는 자신감 같은 것이 생겼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마음의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일단 팀 미팅을 끝내고 돌아 와서 기도로 무장하기로 했다. 주님의 계획과 뜻에 의해 시작된 일 인 것이라 믿으며 조원 한 사람씩 이름을 불러가며 기도하면서 첫 주의 시작을 바라고 있었다.
드디어 양구 열린 어머니학교 첫날 조원들이 오기 시작했다. 나의 속사람은 두려움과 설렘으로 복잡해져 왔다. 최대한 상냥하게 맘껏 웃으며 조원들을 맞이했다. 함께 노래와 조 구호 정하는 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강의 후 첫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아버지에 대한 나눔을 하는데 갑자기 조원 중 한 지원자가 아버지를 이야기하면서 울기 시작했다.
가슴 속 깊이 묻어두고 누구에게도 나누지 못했던 것을 토해내자 순식간에 조원들의 분위기가 열린 어머니학교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감지했다. 그때 나는 순간적으로 우리 조를 향한 특별한 주님의 만지심을 느끼며 첫 날부터 과감하게 허깅을 시도했다. 결과는 조원들이 허깅 하는 순간 눈물을 터뜨리며 나의 가슴에 안겼다. 아랫배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그들의 흐느낌을 받아주면서 “주님 어떻게 하려 하십니까?” “이 딸들을 왜 보고만 계십니까?” 를 수 없이 반복했다. 첫 주를 끝내고 돌아와서 묵상을 하는데 주님이 나에게 “딸아 내가 더 애통하다. 그렇지만 그들도 내 사랑하는 자녀라”하시며 “너도 그들을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다.
두 번째, 세 번째 만남에서 조원들이 가장 많이 나누었던 말들이 “난 도전 받고 있다.” “어머니학교의 분위기가 너무 따뜻하다.” “잊고 있었던 옛날 생각이 너무도 많이 되살아난다.” “대접받아서 기분이 너무 좋아 행복하다.” 였다. 그것이 말로 전하지 않아도 동일하게 다가오시는 성령님이시며 주님이시란 것을 그들도 나와 같이 느끼고 믿게 되길 기도했다.
이번 양구 열린 어머니학교는 지원자 특히 다문화가정 자매님들이 언어가 통하지 않아 강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나눔이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섬기는 스태프들의 모습과 몸짓 하나하나에 행복을 느끼고 가정과 사회로 돌아가 이 땅에서 더 많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또한 목적 있는 삶을 살기 위한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복음의 소식을 듣고 믿을 그때에 우리의 섬김이 주님의 사랑이란 것을 지원자들이 생각해준다면 감사하겠다. 두려움과 예측 할 수 없는 섬김을 기쁘게 순종함으로 잘 마치게 됨에 뿌듯함과 행복을 느낀다. 애쓰고 하나 된 스태프 모두를 한없이 축복하고 사랑하며 양구 열린 어머니학교를 매듭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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