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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어머니 전상서

작성자
이은주
작성일
11-10-26
조회수
729


어머니 전상서

 

글 이은주(북부 20기)  

어머님께 글을 올리는 것이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어버이날 숙제로 편지를 써보고 어머니학교 숙제로 처음으로 하늘에 계신 어머님께 글을 올립니다.
어머니, 결혼해서 4년 만에 저를 낳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이틀 동안 진통이 심했고 그날도 어김없이 달을 넘겨 음력 6월 1일 점심 무렵이 되자 산통을 겪어 아버지도 안 계신 곳에서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나서야 저를 이 땅에 뿌리를 내리게 해 주셨습니다.
어머니 가끔씩 힘들 때마다 넋두리처럼 삶에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대로 눈을 감고 아침에 눈을 뜨지 않았으면 할 때도 많았답니다. 너무 힘들었습니다.
어머니! 고사리 같은 저희들을 이 땅에 남겨두고 어떻게 눈을 감으셨는지요.
막내 윤호가 너무 어려서 눈을 감으실 때 할머니께 오래 오래 사셔서 우리 은주, 성찬, 성완, 윤호가 결혼할 때까지 지켜봐 달라고 하셨잖아요. 두 동생은 50살이 넘었고요. 막내 윤호도 벌써 44살이 되어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 안 계신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너무 가슴이 아파요. 저는 시골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새어머니가 동생들한테 잘해 준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 번은 방학이라 동생이 너무 보고 싶어서 서울에 올라와 대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글쎄 막내 윤호가 비가 억수 같이 오는데 펌프 앞에서 비를 맞고 눈물 콧물 흘리며 울고 있었습니다. 그 애가 얼마나 잘못을 했기에 하필이면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데 벌을 세운단 말인가요.
오랜만에 서울 외곽에 있는 곳에서 우리 4남매가 한자리에 모였답니다. 어머니 손자 손녀들까지 다 모이니까 참 많더군요. 밤새도록 지나온 삶을 나누면서 울고 웃으면서 정다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어머니! 고향 선산에 35년이 넘도록 계시다가 아버님이 소천하셔 함께 일산 청아 공원에 안치되어 얼마나 마음이 편안한지 모릅니다. 이젠 외롭지 않으시죠? 아버님이 옆에 계시잖아요. 비록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녀들의 효도도 받아 보지 못하시고 하나님 품으로 가셨지만요. 지금은 주님 품 안에서 아버지와 함께 영생복락을 누리고 계실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주어진 자리에서 다들 열심히 잘 살고 있답니다.
어머니 이 땅에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서 지음 받게 하시고 고통 가운데서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가 있었답니다. 또한 어머니학교에서 삶을 나누는 시간은 어찌나 포근하고 따뜻한지 마치 어머니를 만나 기대고 투정부리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이 시간을 통해서 나의 깊은 내면의 세계가 열려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답니다.
어머니 지켜봐 주시고 기도해 주세요. 앞으로의 삶은 주어진 자리에서 헌신하면서 살고자 합니다. 이 다음에 천국에서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산 소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주님 품 안에서 편히 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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