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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히 아꼈으면 해요

작성자
임미영
작성일
16-11-10
조회수
946

엄마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히 아꼈으면 해요


글 ● 임미영(양산1기)



엄마~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마음을 담아 엄마에게 편지를 씁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계속 생각만 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떨어져서 할머니 손에서 자리서인지 엄마가 어색하고 멀게만 느껴져요. 늘 바쁘고 일에 쫓기시는 엄마. 우리 4남매 키우시기 위해 집안일로 직장일로. 농사일로 지금도 정신없이 사시는 엄마. 그렇지만 제가 하늘이와 로빈이를 낳고 나서 엄마처럼 똑같이 정신없이 살아오면서 엄마의 삶이 조금 이해가 되기도 해요.
외가댁이 어려워서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때부터 직장에 다니시면서 외삼촌 이모 뒷바라지하며 가장 역할을 했던 엄마. 그리고 시집와서도 쉬지 못하시고 직장 일에 매여 사신 우리 엄마. 엄마의 삶은 참 고단하고 힘들게 느껴져요. 늘 바쁘게 사신 엄마! 고생만 하신 우리 엄마! 엄마와의 따뜻한 추억이 떠오르지 않아 슬퍼요. 막내 진주는 엄마를 좋아하고 스킨십도 잘 하는데 난 엄마 손 한번 잡기도 쑥스럽고 어색하네요.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엄마와 함께한 시간이 많아도 늘 멀게만 느껴지고 대화도 안 되고 말이 안 통하는 엄마와 나 사이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릴 때 늘 꾸지람 듣고 지지받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해서 아픈 것인지...
내가 엄마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걱정이 많고 감사보다 불평이 많고 항상 바쁘고 분주하고 화를 많이 내고 혼만 내는 무서운 분. 엄마는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사랑해주지 않고 남들과 비교하면서 항상 못한다는 소리를 많이 하셨어요. 지금도 기억이 많이 나는 말은 “너 그렇게 하면 시집 못 간다!” 늘 잔소리 하고 불평하고 지적하는 엄마라서 저는 엄마가 늘 불편하고 싫은 것 같아요. 화를 많이 내는 엄마를 정말 싫어했는데 내가 가장 싫어하는 그 모습 그대로 화난 얼굴로 똑같이 하늘이에게 화내고 소리치고 혼내는 제 자신을 볼 때마다 정말 절망이 돼요.
나는 엄마처럼 살기 싫은데 똑같은 내 모습이 정말 싫은데 나도 엄마가 나한테 준 상처와 아픔을 그대로 하늘이에게 주고 있어요. 부정적인 말만하고 놀아주지 않고 화만내고 힘든 모습만 보여주고 자식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게 지금의 나고 그게 엄마에요. 왜 안 좋은 것만 대물림 되는지! 왜 엄마처럼 살아야 하는지.

편지를 쓰면서 엄마를 향한 내 속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엄마가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아직 용서의 마음은 생기지 않아요. 엄마! 그래도 나의 엄마로서 힘든 세월 그 자리에 있어 주셔서 엄마라는 그 자리를 버리지 않고 지켜주셔서 감사해요. 엄마는 아직도 제가 딸로서 마음에 안 들고 부족하다 생각하실지라도 저를 만드신 하나님께서 저를 사랑하시고 기뻐하신다 하셔요.
엄마! 딸로서 소원은 엄마가 나처럼 엄마 자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고 엄마 자신을 소중하게 아꼈으면 해요. 늘 일에 매여 힘들게 사는 것 보다 하나님 사랑 안에서 은혜 속에서 항상 기뻐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따뜻하게 엄마를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고백할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하며 엄마의 영혼과 육신의 강건함을 위해 늘 기도 할께요.

2015년 12월 8일 어머니학교에서 첫째 딸 미영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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