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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닭살 부부의 사랑을 회복하다

작성자
김지혜
작성일
16-11-10
조회수
537

닭살 부부의
사랑을 회복하다


글 ● 김지혜(강서16기. 비파와 수금 팀장)



지난 7년 동안 서울을 떠나 해외에서 살다 돌아온 후 모든 게 변해 버린 한국의 생활에 적응하느라고 힘들었다. 이 와중에 갱년기의 우울함과 무언가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두려움으로 인해 많이 힘들어 하던 시기에 어머니학교를 만났다.
어머니 학교는 나아갈 방향을 잃고 헤매던 내 삶에 주님이 주셨던 가정 사역에 대한 비전을 다시 일깨워 주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섬기게 되었다. 그러나 반주자로 섬겼기에 수동적으로 참여하며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겨우 반년이 지난여름. 강서16기의 비파와 수금 팀장을 맡아달라는 찬양팀장님의 권유를 받았다.
그동안 이런 저런 교회안의 모임에서 찬양인도는 했지만 지난 3월 어머니학교는 85기를 그것도 반주자를 겸해 수료한 것이 전부였기에 아직은 너무도 모르는 것이 많았고 부족하다는 생각에 자신이 없고 두려워 안 된다고 손 사례를 쳤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여러 사람이 권유하는 바람에 거절에 약한 나는 덜컥 수락하고 말았다.
역시나 어머니학교의 찬양팀장은 쉬운 자리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어머니학교에 대해 거의 전무 하다시피 한 경험 없음은 늘 불안하고 자신 없어 많은 실수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그러나 주님은 감사하게도 비파와 수금 팀에 이미 학교에 경험이 많은 반주자님과 팀원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예비해 주셔서 미리미리 이런저런 사항들을 체크해 주고 가르쳐줘서 순간, 순간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또한 다른 많은 스태프들께서도 늘 사랑과 격려를 해 주셔서 그 힘으로 한 주 한 주 지낼 수 있었음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돌아보면 참 정신없이 보낸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아쉽고 후회가 되는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 이번에도 마리아이기보다는 마르다였다는 것이 가장 후회가 된다. 도대체 잘 고쳐지지 않는 완벽주의로 새로운 악보들을 수집정리하고 콘티 짜고 준비하는 것으로 늘 바빴기에 정말 중요한 학교와 지원자들을 위한 기도와 과제에 힘쓰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가 되었다.
늘 급한 일에 밀려 중요한 일을 미루는 나의 생활방식을 다시 묵상하고 고쳐가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졌다. 그리고 감사한 것은 강서16기를 섬기면서 귀국한 이후 아무 이유 없이 소원해졌던 남편과의 관계가 회복된 것이다. 특별한 이유는 아니었지만 남편도 나도 한국 생활에 적응하느라 바쁘고 이런 저런 일들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여 있었고 함께하던 사역들도 없으니 대화도 줄어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아무 일도 없는 듯 흘러가는 나날 속에서 뭔가 모를 공허한 관계가 되어 가고 있었기에 마음이 참 어려웠었다.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었지만 딱히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기다리자 싶었는데 그러던 차에 스태프들의 과제이던 남편에게 편지쓰기를 하려니 남편을 묵상할 수밖에 없었고 편지에 흉을 볼 수는 없기에 그에게 고마웠던 일들을 생각해 내고 묵상하다 보니 그가 내게 얼마나 존귀한 사람인지를 다시 깨닫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권태기인가 싶게 짜증만 나던 남편이, 그리고 그의 행동들이 사랑스러워 보이게 됐다. 편지 얘기를 전하며 사랑한다고 고백하니 사랑의 언어가 인정인 울 남편 얼마나 좋아하던지... 그러면서 다시 깨닫게 된 것은 단점이 보이고 흉을 볼 때 그 사람은 정말 미운 사람이었는데 감사 거리를 찾고 그것을 묵상하다 보니 그 사람이 정말 좋은 사람으로 느껴진다는 것을 실감하는 사건이었다. 그날 이후 우리는 다시 닭살 부부로 돌아갔다.
강서16기는 참 많은 이유로 내겐 잊을 수 없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한국에 돌아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던, 비전을 찾아가는 시간 가운데 이런 저런 사역들에 참여하고 있었지만 주변인 같았던 내가 처음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역이었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운 시간이었다. 그리고 결국 모든 하나님 나라의 일들은 또 내 힘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그 분의 힘과 능력으로 해야 하기에 마르다 보단 마리아이길 더 힘써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경험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가운데 함께 하신 지체들이 얼마나 귀한 이들인지 그들과 함께 해 나갈 앞으로의 일들이 기대가 되는 시간이었다.

식구들은 요즘 내게 많이 너그러워지고 편안해 보인다고 말한다. 나 또한 그렇게 느껴진다. 그것은 아마 지난 8주간 강서16기를 섬기며 깨닫고 경험한 일로 인해 내 안에 부족한 부분들이 또 얼마만큼 채워졌기 때문일 것이다. 늘 기도하는 것처럼 날마다 주님 안에서 그분이 원하시는 분량까지 자라서 그분의 마음을 시원케 해 드리는 그분의 예쁜 딸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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