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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우리 교회에서 어머니학교가 열리고 나의 포지션은 [영상담당]이 되어 있었다. 어줍잖은 솜씨로 사진을 찍고 노트북 앞에 앉아 찬양팀장님의 눈치를 봐가며 찬양 가사를 올리고 진행자님의 사인에 맞춰 필요한 영상을 띄운다.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주님 제가 어머니입니다” 와 “대표기도”가 이루어지는 그 시간. 지원자들이 모두 눈을 감고 집중하는 그 시간에 카메라를 들고 발뒤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다니며 지원자들의 모습을 찍는다. 개인적인 바람은 소리가 나지 않는 카메라가 있으면 좋겠다. 찰칵찰칵 소리는 지원자뿐만 아니라 나까지도 긴장하게 만드니까..
뭐 어찌되었든 그렇게 영상담당으로 어머니학교를 섬기다 보면 편하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여러 가지 일이 장단점으로 복합적으로 다가온다. 편한 것은 편지 팀처럼 육체적인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향기 팀처럼 정신적인 중압감도 체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들이다. 귀찮은 것은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이곳 저곳 사진이 될 만한 것을 마구 마구 찍어야 하며 프로그램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 그 [마구마구]찍은 사 오백장이 넘는 사진들을 하나하나 선별해서 홈페이지에 올려야 하는 점이다. 어찌되었든 이번 포지션은 역시 영상담당이다.
오랜만에 우리 교회에서 열리는 어머니학교라서 그런지 기대하는 마음이 컸다. 지금까지는 내가 가장 어린 스태프이었다면 내 밑으로(?) 나보다 나이 어린 스태프도 한둘 들어왔다. 감회가 새로웠다. 나 처음 스태프 할 때도 저랬겠지? 의욕에 차서 쓰레기봉투 정리 하는 것조차도 은혜였었다. 뒷정리를 하고 쓰레기를 버리고 점심 잔반을 정리하고 분주하게 종종걸음으로 걸어다니는 그 신참(?) 스태프들이 그리도 예뻐 보이고 그 표정들이 은혜로 가득 차 있다. 아니 뭔 잔반 정리하는 것이 그리 좋다고 저럴까들... 그치... 좋을때지... 나도 겪었었지.
흔히들 베짱이라고 생각하는 찬양 팀도 열심히 나눔을 하고 눈물을 찍어내고 찬양을 준비한다. 평소 멀고도 먼 다른 스태프 같이 느껴지던 반주자의 환한 미소를 보며 다른 스태프의 포지션이었다면 보지 못할 모습들을 보게 된다. 지원자 한 사람 한 사람, 스태프 한 사람 한 사람의 명단을 손에 붙잡고 기도하는 옥합 팀의 기도를 본다. 속속 포스트잇 으로 전달되어지는 기도제목을 두고 또 합심으로 기도하는 모습을 본다.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 초 집중하는 진행자와 어시스트를 본다. 오늘 출석할 지원자들이 결석하면 어떡하나 왜 전화는 안 받나 긴장하며 애태우는 향기님들을 본다.
유난히 젊은 자매님들이 지원을 많이 하여 아가들도 많았다. 메르스로 인해 더 많아진 아이들을 탁아 방에서 묵묵히 돌보시는 탁아 방 스태프들이 없었다면 지원자들이 마음껏 프로그램에 녹아들 수 있었을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랑으로 아이들을 돌보는 탁아 방 자매님들과 엄마 어머니학교 하러 과천교회 안가냐고 묻는 아이들을 본다.
어느 어머니학교를 가나 마찬가지겠지만 편지 팀의 팀워크와 화합은 정말 놀랍다. 그들 속에 녹아 있는 눈물, 웃음, 의외성은 늘 우리를 놀라게 하지 않는가. 분주한 가운데에서도 일을 다 마쳐놓고 지원자들과 한 공간에 있고 싶어 한 켠에서 나누고 또한 나눔을 지켜보는 그들 가운데에도 은혜가 흐름을 본다. 두 손을 쭉 뻗어 그 손이 축복 받아야 할 지원자에게까지 닿을 것이라고 믿는 그 마음과 미소를 본다. 다른 포지션의 스태프들이 프로그램에 집중할 때 사진 담당 스태프는 그 스태프들과 전체를 바라본다. 일단은 사진이 나와야 하니까^^
그렇게 과천 6기는 은혜 받는 스태프들을 [바라보는] 변화되어져 가는 지원자들을 [바라보는] 전체를 [바라보는] 입장이었다. 그들의 눈물과 그들의 웃음과 그들의 안타까움을 바라보며 사각 앵글에 담아내는 작업. 어줍잖은 재주라면 재주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바라보며 내가 은혜 받는 시간이었다. 지원자도 지원자였지만 유난스러울 정도로 유쾌하고 영적으로도 중무장하여 기도하는 편지 팀 감동이었다. 저들은.....분홍 앞치마만 입혀 놓으면 나라도 세울 사람들 아닌가??? 그들이 나라를 세우면 나는 그들을 사각 앵글에 담아 사진으로 남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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