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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십자가

작성자
이유미
작성일
16-04-28
조회수
909

다시 만난
십자가


글 ● 이유미(청주 38기 옥합 팀)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던 어머니학교 스태프모임에 참석하면서 깊은 묵상과 진실한 나눔, 그리고 기도의 간절함을 보게 되었습니다. 중보기도 내용들을 보면서 스태프들이 어떠한 마음으로 섬기시는지...어머니학교를 위해 어느 부분을 간구해야 하는지 조금씩 배워갔습니다. 주님은 이곳이 십자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만나주시는 곳, 주님의 사랑을 보여주시는 곳, 주님이 저를 새롭게 인도하실 그 길이었습니다.

첫주 ‘성경적 여성상의 회복’
몇 년 전 엄마의 주선으로 28년 만에 아빠를 만났습니다. 처음 가족모임을 가졌습니다. 아빠와의 낯선 만남...그리고 지난 가을 엄마의 장례식에서 다시 아빠를 만났습니다. 하나님이 이 모든 것을 선으로 바꾸사 미움과 원망은 없지만 관계가 다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어느 책 중에 빨간색 셀로판지가 들어 있는데 셀로판지를 올려놓으면 빨간색 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용서는 그런 것이 아닌가? 용서라는 셀로판지로 세상을 본다면 나를 아프게 했던 그 누구의 허물과 상처도 보이지 않을텐데... 형제들을 용서한 요셉. 에서와 야곱의 화해처럼 우리 안에 지원자들 안에 치유와 회복의 역사가 일어나기기를 기도했습니다.

둘째 주 ‘아내로서의 사명’
결혼 초에, 이혼으로 깨어진 가정에서 자란 저와 아버지와의 관계가 역기능이었던 남편은 많이 다투었습니다. 숙제로 결혼생활에서 나 때문에 가장 힘들었던 두 가지를 이야기해 달라고 했더니
1. 부지런한 남편은 잠이 많고 쉽게 피곤해 하는 저 때문에 힘들었다고 합니다. 부모님의 이혼 후 15세부터 동생들을 데리고 소녀 가장처럼 살아온 저의 삶은 고달팠습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고 밤을 새워 새벽까지 집안일을 하였습니다. 그때부터 오랫동안 지속된 피로감으로 지금도 미용실이든 병원이든 버스든 어디서나 쉽게 잠이 듭니다.
2. 청소하는 방식이 너무 달라서 힘들었다고 합니다.
손님이 올 때도 남편은 거실을 먼저 치워야 한다고 생각하면 저는 안방부터 혹은 보이지 않는 곳부터 완벽하게 치워야한다고 생각하니까 속도도 늦고 다 치우지 못 할 때도 있습니다. 이유를 떠나 정말 남편이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고 미안하고 고맙고 효율적인 남편의 방식에 맞추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셋째 주 ‘어머니의 영향력’
사랑은 너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임을 동의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랑은 대상을 성장시키고 발전시킨다는 말씀에 너무 많은 부분에 제가 결정권을 갖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결정이 더 합리적일 수 있고 실수를 해도 상황에 대처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태도에 따라 변하는 저의이기적인 사랑도 보았습니다.
촛불예식 시간에 하나의 촛불이 모두의 초를 밝힐 수 있음을 보고 주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꺼져가는 촛불을 여러 차례 바꿔주며 제 촛불에서 다시 불을 붙이는 자매님을 보면서 우리가 소망을 잃어갈 때도 연약한 삶이 꺼져갈 때도 주님은 또 다시 우리를 일으켜 주시고 힘과 용기를 주고 계신다는 것을 알고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제 안에도 그 빛이 있음을 자녀들의 마음에 지원자들의 마음에 어둠과 절망을 몰아내고 그 빛으로 살아가기를 기도했습니다.
“사랑 하는 딸 은빈아...” 요즘 은빈이를 그렇게 부릅니다. 주방에서 겨우 한 틈 열어놓은 은빈이 방까지 들리게 하려면 크게 불러야 하는데 몇 번을 불러야 “왜요” 하고 무심히도 대답합니다. 그래도 가벼운 대화를 하고 싶거나 간식을 주고 싶을 때는 “사랑하는 은빈아~~!”하고 부르기로 했더니 “네 ~!”하고 유치원생 처럼 예쁘게도 대답합니다. 엄마에게로 오는 표정까지 달라져서^^ 문득 남편도 은빈이를 사랑하는 은빈아~~! 하고 부르고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발 씻기기
아들의 한쪽 발을 씻기면서 미안하다고 다른 쪽 발을 씻기면서 고맙다고 말하자 아들은 얼마나 진지해지는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습니다.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딸의 마음은 다른 일로 상해 있었습니다. 따뜻한 물에 발을 씻기며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말하며 서러워 하는 마음을 풀어주었습니다. 가장 편안한 자세에서 마음을 열고 다 받아줄 것 같은 엄마에게 내려놓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식사를 마치고 출근 전 잠시 쉬고 있는 남편의 발을 씻어 주었습니다. 어머님이 돌아가신 아버님의 발을 많이 씻어주었다고 말합니다. 너무 좋다고 아무 때나 자주 자주 씻어달라고 합니다. 오래 오래 만져주며 내가 부족해서 미안하다고... 축구화에 밟혀 멍든 엄지발가락을 만져주며 나보다 잘 하는 것도 많아서 고맙다고... 눈물이 고여 더 말을 잇지 못했고 남편의 눈에도 쏟아질 듯 눈물이 고였습니다. 많은 말이 아니어도 더 큰 마음을 담아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남편의 출근하는 뒷모습은 참 행복해 보였습니다. 내가 바닥에 내려앉지 않으면 발을 씻어줄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던 마음은 가장 낮은 마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넷째 주 ‘기도하는 어머니. 십자가의 사명’
무조건적이지만 일방적인 부모의 사랑이 자녀에게 불편을 주는 거절하고 싶은 사랑은 아닌지... 부모입장 보다는 자녀에게 집중하여 필요를 채워주고 기쁨을 얻는 경건한 가정을 세워야 함을 배웠습니다. 딸아이의 오랜 방황의 시간을 함께하며 사춘기 자녀를 둔 가정의 아픔과 절망감을 알았습니다. 대학을 보내고 세상 문화가 우리의 자녀들을 어떻게 흔들고 있는지 알았습니다. 우리는 자녀를 키우며 그 세대들을 위해 기도의 사명을 다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 세대를 위해 눈물로 기도할 때 하나님이 고치시고 십자가의 능력이 선포되기 때문입니다. 성찬식을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서로를 마음껏 안아주고 격려하며 가정을 향해 세상을 향해 사명의 자리로 나아가는 지원자들을 축복했습니다.

해단식
토요일 4주일 온전히 어머니학교를 위해 헌신한 스태프들. 주님이 청주 38기 어머니학교 안에서 이루신 치유와 회복을 함께 누리며 모두가 성령의 기쁨으로 넘쳤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고 모든 것을 하나님께 영광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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