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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집합U

작성자
양정란
작성일
15-05-20
조회수
570


하나님은

집합U

글 / 양정란(편집부)


2014년 10월 23일의 일기
9시 미팅을 마친 후 지원자 현황을 살피던 중, 휴대폰 진동음이 들렸다. ‘누구? 지원자에게 무슨 일 있나?’ 확인해보니 에콰도르에 있는 아들의 SOS문자. “엄마! 큰일 났어요. 지난 밤 여기 상수도관에 누가 석유 투하.” 긴박한 내용을 무심히 읽고 잠시 기도했다. ‘하나님! 2주차 시작해야 해요. 아들은 하나님께 맡깁니다.’ 간단 기도 후 진행에 집중했다. 일정을 마치고 귀가길이 되니 그제야 생각나는 아들. 폰을 여니 추가문자가 주루룩.
“3명 병원 입원, 몇몇 집은 소방차 와서 물탱크 완전 교체.” “나도 아침부터 물도 못 마시고 씻지도 못함.” “단수를 능가하는 수도테러” “물에서 석유냄새 작렬” 어머니학교 진행시간은 적도지방에서 위기에 봉착한 아들을 잊어버린 8시간이었다.

아들의 사건사고는 그해 4월로 거슬러 올라가니, 4월 1일 칠레에 8.2의 강진이 발생했다. 지진 여파로 집이 흔들리고, 소속된 협회에서 “킴(Kim)! 쓰나미 올 수 있으니 빨리 피신해.”라는 특명이 내려졌다. 창문을 여니 주민들이 대피하는 모습에 아들 역시 정신없이 달렸다. 어딘지도 모른 채 달리고 또 달려 산꼭대기 대피소에서 18시간 동안 갇혀있었다. 그 순간 아들의 머릿속은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2011년 일본 쓰나미, 영화 해운대의 장면 등 실제로 다가오는 공포감으로 ‘정말 한국 못 가고 여기서 죽나보다.’ 했다. 밤새 달리기한 아들의 시간과 그날의 두려움을 난 알지 못했다. 며칠 후 연락 받고서 ‘하나님! 감사합니다.‘만 되새길 뿐.

이러한 감사고백의 시작은 오래전 일이다. 이삭을 바쳐야했던 아브라함의 선택은 20여 년 전 나의 신앙고백이기도 하니. 임신 9개월 때 초음파 이상으로 무뇌아로 예상 → 출산 시 군인가족들이 군 교회에 모여 중보기도 → 생후 4일째 검사하니 정상 판정(당시 담당의사는 의학적으로 이해 불가한 사건이라고 했다.) → 백일 즈음 급성폐렴으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던 아들. 그때 나는 욥의 고백을 "주신 이도 여호와시오. (‘거두신’이 아니라)거두실 이도 여호와시니, 이 아이는 내 아들이 아니라 하나님 아들입니다. 죽이든 살리든 하나님 손에 있습니다." 라는 고백을 올려드렸고, 아들이 살아났다.

잊고 살았던 그 고백은 “엄마는 광신자야.” 외치던 고교 시절에 한 번, 2014년 한밤중 피신으로 두 번 기억했다. ‘그렇죠. 하나님! 하나님이 내 아들이라 이미 택하셨는데 제가 왜 걱정하죠? 그렇게 하시리라 믿었습니다.’ 아픈 경험은 생채기를 내기도 하나 때로는 무디어지게 하니, 2주차 그 날이 그러하다.

이처럼 하나님과 나의 하나됨은 『A=B』보다 『A⊂U』로, 전체집합 U(하나님)에 속한 부분집합A(나)이다. 또한 나의 권리 포기이자 믿고 맡기는 믿음의 고백이다. 나의 삶이 집합 U에 속한 부분집합 A이기에 내 염려보다 더 큰 능력의 하나님을 기대하며 맡길 수 있다.

20여 년 전 권리포기를 선언하며 밤새 울었던 눈물로 인해 논산훈련소에 아들을 두고 올 때나, 제 3국에서 두려움과 공포에 휩쓸릴 때는 눈물 한 방울 흐르지 않았다. 처음은 힘들지만 그 다음부터 권리에 대한 집착이 줄어들고, 근심의 지경이 좁아지기에. 자녀 또는 사역을 통해 하나님이 주신 긍정적 강화의 경험이 누적될수록 “주의 손에 나의 손을 포개고 또 주의 발에 나의 발에 포개어~♪”라는 가사를 묵상하는 나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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