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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부부간의 하나됨

작성자
안은정
작성일
15-05-20
조회수
922


내가 먼저

하면 어때?

글 / 안은정(본부O기 수료)


난 불만투성이였다. 남편과 아이들이 마음에 안 들고, 내가 행복하지 않은 것도 화가 났다. 모든 게 남편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남편이 변하면 되는데, 이 남자는 변할 생각이 없었다. 내 소원은 ‘아버지학교에 집어넣자’뿐. 이 방법만이 행복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인 듯했다. 그러나 단 칼에 거절당해 내가 먼저 어머니학교에 등록했다. 입으로는 “좋은 아내, 좋은 엄마 되기 위해 신청했어.” 했으나, 마음은 ‘봐. 난 이렇게라도 하잖아. 넌 뭐니? 네가 좋은 아빠야? 아무것도 안 하면서. 너희도 좋은 아들 되려면 말 좀 듣고!’ 라고 외쳤다.

아들 귀한 집의 딸로 태어난 나는 후남이 인생을 살다보니 늘 소극적이며 부족함을 느꼈다. 결혼을 통해 부족분을 채우려했으나 남편은 내 편이 아닌 남의 편이었다. 심한 우울증과 ‘세상에 의지할 사람 하나 없구나.’라는 절망감으로 교회를 두드리게 되었고, 어머니학교까지 오게 되었다. 여기 오니 남편 문제가 아닌 나의 문제란다. 아무도 그 얘기를 하지 않았는데, 내 마음에는 ‘내 문제’로만 들렸다.

그렇다. 이해해 주기보다 이해받을 계산부터 하고 시작한 결혼생활이었으니.......
연애시절 행복 잠깐, 결혼이 내게 준 워킹맘은 행복을 등지게 했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없어지고 상대에게 요구만 늘어났다. 전쟁의 시발점은 가사노동분담이었다. 그 때 원한 건 “힘들지?”란 한마디였으나, 남편은 “너만 힘드냐? 나도 힘들다.”란 말로 나를 더 지치게 했다. 또한 “우리 엄마는 일하면서 7남매 다 키웠는데, 겨우 2명 갖고~” “네가 돈 벌면 얼마나 번다고 생색이냐?” 하니, 날마다 이혼을 꿈꾸지만 우리가 싸울 때마다 벌벌 떠는 애들 모습에 ‘참자. 참자. 참자.’를 외쳤다.

부부 갈등 원인 중 하나는 다가가기보다 다가오기를 기다리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랬다. 마음에 빗장을 단단히 채우고 기다렸다. 그런 나에게 어머니학교는 빗장 열 용기를 주었다.『태우기 예식』때 미움과 분노와 독설을 태우고, 잃어버린 자존감을 되찾았다. 그리고 자신에게 ‘내가 먼저 하면 어때?’ 말해 주었다. 5주간 들으니 세뇌당해(?) 남편의 좋은 점을 생각해 보았다. 내 남자는 장점 많은 남자다. 음식타박 않고, 청소 안 해도 더럽다 잔소리 안하고, 한 직장을 15년씩 다니고, 가끔은 아들과 그 친구를 데리고 놀아준다. 남편의 닫힌 문이 열리길 기다리며 좋은 점을 하나하나 새기니 내 마음도 조금은 넉넉해진다.

어머니학교를 마치면 남편이 바뀔 줄 알았는데 눈곱만큼도 변화가 없다. 물론 벌써 변화가 있다면 천사겠지만. 여전한 그 모습에 속상해 ‘하나님! 저 힘들어요.’ 투정하니, 하나님은 ‘행복한 가정을 이루려면 소금이 되어야 한다. 네가 먼저 소금처럼 녹으면 안 되겠니?’ 하신다. 1주차 때의『내가 먼저 하면 어때?』그 말이 생각나서, ‘그까짓 자존심. 그래, 삼켜버리고 내 안에 있는 남은 미움과 짜증부터 녹여버린다.’라고 다짐한다.

그리고 내가 지켜야 할 5계명을 세웠다.
1계명은 남편의 출퇴근 때마다 허그하고, 하루 3번 이상 칭찬하기.
2계명은, 남편을 세대주가 아닌 가장으로 존중하고, 남편이 이야기할 때 절대 경청하기.
3계명은 내 입장이 아닌 남편 입장에서 생각해보기.
4계명은 아이들 앞에서 남편의 장점을 구체적으로 자랑하기.
5계명은 남편이 마음의 문을 열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리기.
1+1=1이 되기 위해 오늘 아침 남편을 안아주며 웃으니, 남편과 애들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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