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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부자
삼대 합창단
글 / 김신원 (본부O기)
2014년 KBS『전국민 합창대회 하모니』에 ‘딸부자 삼대 합창단’이란 이름으로 참가하였다. UCC 동영상과 방송국 심사로 1,2 차 예선을 통과하면 본선에서 23개 팀이 최종 경연하는 방식이었다. 가족 음악회 동영상으로 1차 예선이 통과된 기쁨도 잠시, 2차 예선은 당장 보름 후로 다가왔다. 기존 합창단처럼 준비된 곡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전국에 흩어져 살아 함께 연습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상황이었다. 아버지가 즐겨 부르셔서 우리에게 익숙한 ‘메기의 추억’을 4부 합창곡으로 편곡하고, 그 악보를 우리 가족 카페(다음-일남칠녀)에 올려 각자 연습하는 것으로 했다.
2차 예선 준비기간에 방송국 작가의 연락을 받았다.『하모니 특집 4부작-합창을 통한 소통과 화합』이란 취지에 우리 가족이 잘 부합되어 연습장면을 촬영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예선 전날 밤, 부산, 안강, 김천, 대전에서 올라온 가족과 KBS 방송국 촬영 팀, 지휘를 맡아 중국에서 날아온 둘째까지 한자리에 모여 연습을 시작했다.나름 음악성이 있다고 자부한 우리였는데 막상 시작하니, ‘어쩌나!’ 소리는 하모니를 이루지 못하고 제각각이었다. ‘하룻밤’ 연습하는 와중에 인터뷰와 방송 촬영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대상과 상금 삼천만 원이 아니야. 가족과 화목한 시간, 하나 되는 시간의 공유야. 행복한 시간을 갖자.”고 공론을 모아 연습 과정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인터뷰는 흔치 않은 가족 구성 ‘일남칠녀’에 초점이 맞춰졌고, 어린 시절 에피소드를 떠올리며 옛 추억을 나누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드디어 2차 예선일. 방송국에서 함께 예선에 참가할 합창단을 보니 ‘아~! 만만찮아.’ 부담감이 먼저 느껴졌다. 신기한 방송장비와 우리를 향한 카메라들은 집중력에 금을 그었고, 또 TV에서만 보던 심사위원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자니 연습할 때와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어떻게 불렀는지도 모르게 노래는 끝났으며, 아쉽게도 탈락이었다. 비록 본선진출은 못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했다는 성취감과 하나 되어 함께 할 수 있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음에 감사했다.
우리가 음악가족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첫 걸음은 부모님이시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세워진 황해도 소래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하시고 1.4후퇴 때 단신 월남하신 아버지는 늘 북의 가족을 그리워하셨고, 많은 자녀를 원하셨다. 아버지의 그 마음이 1남 7녀가 되니 어머니의 어깨는 날마다 지쳐갔다.
자식들이 북적대는 와중에도 마당을 쓸며 ‘메기의 추억’을 즐겨 부르시던 아버지와 팔남매의 양육으로 힘들 때마다 찬송가를 부르시던 어머니. 일상에서 음악을 즐기시는 부모님을 위해 수 년 전 특별 이벤트를 열었다. 금혼식을 맞은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존경,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합창과 악기 연주로 표현하는 가족 음악회를 연 것이다. 30명의 자녀·손들이 한 목소리로 합창하고, 악기로 하모니를 이룬 것은 참으로 뜻깊은 경험이었다.
지금 우리 8남매는 섬기는 교회의 찬양대 지휘자로, 찬양대원으로, 또 방송실에서 활동 중이다. 음악으로 섬기고, 음악으로 하나 되는 우리 모습. 대가족에서 핵가족, 심지어 1인 가족으로 분리되는 세태에서 기혼자녀들이 맞잡은 손은 딸과 조카들에게 무언의 가르침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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