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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남아공을 핑크빛으로 물들이다

작성자
손지인
작성일
15-05-20
조회수
976


남아공을 핑크빛으로

물들이다

글 / 손지인(토론토 1기)



2014년 10월 11일 아침 6시 30분, 인천 공항 출국장. 드디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어머니학교를 향한 발걸음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에볼라라는 생각지 못한 복병으로 약간의 주저함이 있었지만, 여호수아와 갈렙의 믿음을 생각하며 승리의 기쁨에 미리 감사하고 두 달간 오직 기도로 무장하고 나아갔다. 20시간의 비행과 열두시간의 경유시간. 이틀 만에 밟은 땅은 우리와는 사뭇 다른 문화의, 말 그대로 지구의 정 반대 땅 끝임을 실감케 했다. 공항에서 예배장소로 이동하는 고속도로 양 옆으로 마치 폐차장을 연상시키는 깡통집들이 바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인들이 사는 마을이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오랜 기간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인종차별정책으로 흑인들이 노예 신분으로 억압되고 착취당한 아픔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였고, 흑인들은 대부분 할머니와 엄마, 아이들로 이루어진 모계 가정을 이루고 있어 아버지나 남편의 부재가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아픔을 가진 자매들에게 어머니학교를 통한 치유와 회복을 기도하며 두 번의 어머니학교를 열기로 하였다.

남아공 어머니학교 3기는 한국인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고, 그들이 남아공 4기 현지인 지원자들을 섬길 수 있도록 세우는 노력을 하였다. 도착예배를 드리자마자 남아공 3기 어머니학교가 열릴 S 지역으로 곧바로 이동하여 세팅 작업을 마치고, 이튿날 아침 일찍 어머니학교가 시작되었다. 4일간 열린 선교사들의 어머니학교는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낯선 곳에서 사역하며 2세들을 양육하는 외로움을 통해 하나님과 함께하는 은혜로운 시간이었다.

3기를 마침과 동시에 아프리카 현지인을 위한 4기의 시작이 준비되었다. 현지인 어머니학교는 형제회 수도원에서 2박 3일간의 합숙으로 행해졌다. 지원자들의 대부분은 어머니학교에 대한 이해와 기대감이 없이 3일간의 합숙을 좋은 여행과 쉼으로의 초대와 같이 생각하며 찾아왔다.

25명의 지원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불과 큰 베개를 안고 들어오면서 핑크빛 물결과 산뜻하게 정리된 환경에 감동했다. 놀랍게도 십대에 친아버지나 새아버지에게 성폭력을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였고, 미성년에 미혼모가 되거나 남편 없이 자녀를 양육하는 일이 많았다. 에이즈나 영양실조 등으로 흑인들의 평균수명도 매우 짧았다.

다섯 명씩 조를 이루어 함께 생활하고 나누며 지원자들은 바쁘고 척박한 일상 속에서 탈출해 하나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정의 회복은 엄마로부터 시작되며, 남편을 가정의 머리로 세우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고 서로 이야기했다. 지나간 고통과 분노를 마주하며 상처 주었던 대상을 용서하기로 결단하는 지원자들과 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바라보았던 2박 3일은 눈물과 웃음이 어우러진 시간들이었다.


함께 섬겼던 선교사의 글을 통해 남아공 케이프타운 어머니학교 4기(현지인 어머니학교)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1 아버지를 용서해야 한다는 강의 내용을 조에서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미 강의 때도 많은 마마들이 ‘노우~’라고 외쳤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픈 이야기지만, 아버지의 부재, 가난, 가정 폭력, 성폭행 등을 겪고 자란 마마들에게 아버지를 용서하라는 말은 너무 힘들었습니다. 힘들어 하는 마마에게 동료 마마가 이야기합니다. “알아, 매우 힘든 일일 거야. 그런데 그 누구도 아닌 너를 위한 일이야. 하나님이 도와주실 거야.”

#2 아침 일찍, 밖에서 벌써부터 웃음소리가 납니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넓은 잔디밭과 작은 호수를 보며 아이처럼 신나 기뻐하는 마마들의 모습에 저도 그냥 좋아집니다. 어머니학교를 위해 이렇게 좋은 환경을 예비해놓으신 사랑이 넘치시는 주님. 고맙습니다.

#3
자녀가 사랑스러운 이유 20가지를 쓰는데, 진행팀이 분주합니다. 보통 아이들이 4명 이상 있는 마마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럼, 종이를 더 준비해야겠네요….” 네 장, 다섯 장씩 받아가는 마마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저 같으면 대표로 한 명만 할 것 같은데, 성실하게 모두 적어옵니다. 처음으로 이렇게 아이들에게 표현해 본다며, 아이들 생각에 얼굴이 환해지는 마마들도 있습니다.

#4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마마들, 서로의 상처들을 보듬어 안고 뜨겁게 허그하는 마마들의 얼굴에서 우리를 위해서 기도하시고, 눈물로 안아주시는 주님의 모습을 봅니다. 서로의 상처를 싸매주며, 서로를 축복하며 흘린 어머니들의 눈물을 기억하여 주시고, 나아가 이 땅의 어머니들의 아픈 상처들이 치유되고, 회복되어 주님 안에서 가정의 거룩한 통로로 일어서는 귀한 하나님 나라를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5 눈을 감고, 가슴에 손을 얹고, 어머니인 우리가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 앞에 겸손히 나아와 눈물을 흘리며 고백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또 그렇게 고백할 때 우리 안에서 일하시는 주님의 사랑과 은혜가 얼마나 뜨거운지요…. 이렇게 이 땅의 어머니들이 함께 웃고, 울고, 나누고, 위로하며, 그 시간을 통해 사랑을 표현하고, 용서를 배우고,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돌아보니 하나님의 놀라우신 사랑과 은혜가 넘치고 넘쳤음에 뭉클해집니다. 모든 감사와 사랑을 우리 주님께 올려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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