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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어
엄마 마음을 알 수 있게 되네요
글 / 홍영희 (남아공 3기)
지금은 하늘에 계신, 너무나 보고 싶은 엄마! 40살에 늦둥이 나를 임신하고 지우려고 높은 언덕에서 구르기도 하고, 한약도 먹었다는 것을 담담히 얘기하시면서 그래도 낳기를 잘 했다고 엄마는 늘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셨지요.
사실은 그런 엄마가 싫지는 않았지만 창피했어요. 왜냐하면 내 머리 속엔 엄마 얼굴은 늘 주름살이 가득했거든. 41살에 나를 낳았고 늘 가난으로 고생을 많이 하셨기 때문에…. 게다가 난 쪽진 머리에 한복을 곱게 입으신 엄마보다는 파마머리에 원피스를 입는 친구 엄마가 더 부러웠어요. 엄마랑 같이 손잡고 걸어가는 것도 싫었고, 친구라도 만나면 어쩌나 생각했어요. 엄마도 나의 맘을 눈치 챘는지 사춘기 때는 천천히 뒤에서 오시곤 했지요. 지금 생각해 보니 엄마 마음이 얼마나 씁쓸했을지……. 내가 엄마가 되고 나이가 들어가니 엄마 마음이 느껴지거든요.
엄마, 그때는 내가 정말 미안하고 잘못했어요. 다른 사람들보다도 자녀에게 무시당하고 마음이 상하면 그 고통은 더 클 것 같아요. 버릇없다고 야단 한 번 안 치시고 내색도 안 하신 깊은 엄마의 마음을 엄마가 된 지금에서야 조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2011년 3월 이곳 남아공에 왔는데, 5월에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지요. 당시 나는 좀 아팠고, 남편은 잠시 미국 선교단체에서 훈련을 받고 있던 중이었어요. 이런 상황에서도 엄마의 마지막 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짐을 쌓는데 계속 걸려온 오빠와 언니들의 전화로 결국 가질 못했었어요. 그때 느꼈어요. ‘이곳은 선교지고, 나는 선교사구나.’라는 현실을요. ‘엄마가 돌아가셨는데도 가볼 수 없는 먼 곳에 와있구나’라며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몰라요.
1년 후, 엄마가 꿈속에서 나를 만나 주었지요. 좋아하던 꽃밭에서 꽃을 가꾸며 웃고 계시던 엄마를 만났어요. 마음에 못이 박혀 있듯 먹먹한 내 가슴을 하나님께서 안타깝게 생각하셨는지 꿈속에서 만나게 해 주신 것 같아요.
엄마. 엄마는 우리 4남매 모두를 사역자로 키워내셨지요. 유창하지는 않았지만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드리는 엄마의 순수한 그 기도를 주님께서 다 들어 주시고 자녀들에게 복을 주신 것 같아요.
엄마! 나도 엄마만큼이라도 엄마의 길을 잘 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늘 엄마의 사랑이 그립고 보고 싶어요. 엄마 사랑해요.
막내딸 성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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