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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

작성자
홍영선
작성일
15-05-20
조회수
848

아버지께

글 / 홍영선(고창 열린1기)



풍요로운 황금 들녘을 바라보며 아버지 당신을 떠올려 봅니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도 왜 당신을 생각하면 제 가슴은 이리도 시리고 외로울까요?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면 행복하고 따뜻했던 가정보다는 엄마와 아빠의 싸우는 소리, 밥상 뒤엎어지는 소리, 그리고 숨죽여 울던 나의 모습……. 너무나도 떠올리기 싫은 모습만이 생각납니다.
중3 고입시험을 보고 배가 아파 뒹굴다 찾아간 병원에서 맹장이라고 하여 수술하고 병원에 있을 때, 당신은 병원에 찾아와 딸의 안부를 걱정하기에 앞서 고입시험을 본 저를 나무라시던 그 모습. 결혼식 날 당신의 손을 잡고 입장하면서도 ‘아버지의 손을 놓고 신랑과 같이 나란히 입장 할 걸’이라며 후회를 하고, 주례사님의 말씀 내내 저도 모르게 끝없이 흘렸던 눈물들……. 아버지 당신이 제게 준 상처가 너무 아파 그 누구한테도 아버지 이야기는 함구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어머니학교에 참여하게 되었고, 강사님의 강의를 들으며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나를 위해 당신을 용서하려 합니다. 나에게 많은 상처와 아픔을 준 당신이지만 당신이 있어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지금의 신랑을 만날 수 있었고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내 목숨보다 더 소중한 나의 보석 같은 세 딸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이제부터는 당신을 측은하게 여기며 사랑하려 합니다.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열심히 노력하며 살려 합니다.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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