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학교 청소년을 품다
청소년을 품다
글 / 김인영 (본부 43기 수료)
2014년도 초, 양재성전에서 큰 축제가 있던 어느 날 지나가던 나를 본부장님께서 불러 세우셨다. 앞으로 우리의 미래인 자녀들을 향한 큰 비전을 가지고 계시다며 어머니학교 스태프들이 이것을 맡아주면 좋을 것 같다고 플랜을 짜보라 하셨다. 그날부터 이 큰 숙제를 어떻게 풀어 나가야할지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고 또 생각하던 중, 일단은 스태프를 모아서 교육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 마침, 일산공동체에서 자녀들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을 1년 넘게 진행해 오신 선생님과 연결이 되었다. 이것은 참으로 놀라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고 두고두고 우리에게 큰 축복이었음을 공부를 하며 깨닫게 되었다.
18명의 스태프가 구성되고 일산공동체의 민성원 선생님을 강사로 모시고 우리는 매주 토요일 종일 시간을 내어서 청소년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해도 해도 부족한 것만 같았고 매주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교육과정은 10주 동안의 강의와 1박2일의 워크숍, 그리고 그동안 배운 것을 토대로 직접 대상을 정하고 그 대상에 맞는 프로그램을 맞춤형으로 제작하여 실습을 하는 것을 마지막 코스로 커리큘럼을 짜게 되었다.
토요일마다 가족들이 집에 모이고 가족의 경조사와 크고 작은 교회의 행사 등으로 바쁜 나날들 속에서도 스태프들은 식지 않는 열정과 미래의 이 나라를 짊어질 차세대를 향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며 이 교육과정에 임했다. 드디어 10주간의 강의를 모두 끝내고 1박2일의 워크숍을 하게 되었다. 여기저기 장소를 알아보았으나 우리에게 알맞은 장소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때에 안산에서 자그마한 교회를 하시는 김인경사모님께서 비록 작지만 당신의 교회에서 1박2일을 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하시겠다고 자원하고, 우리의 조건(재정과 시간)에도 잘 맞아떨어졌기에 기쁨으로 준비하였다. 그동안 강의를 들으면서 시간이 부족하여 직접 해볼 수 없었던 것들을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의 크고 작은 고민들과 단절된 의사소통의 길을 여는데 도움을 주겠다고 예전의 오랫동안 쓰던 습관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애를 먹어 가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공감 연습을 하였고, 잘 되지 않는 언어습관도 바꾸기 위해 정말 노력하였다. 먼저 우리자신을 정확히 알기위해 ‘반갑다 친구야’ 워크숍을 통해 하나님의 시각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타인도 바라보는 것을 배웠고 종이와 리본 테이프, 각종 다양한 재료 등을 사용하여 자신을 표현하는 옷 만들기 워크숍은 참 의미가 깊은 시간이었다. 종이옷을 각자 만들면서도 어린 시절 하고 싶었던 꿈들이 그 옷 속에 다 표현되어 있었다. 공주가 되고 싶었던 스태프는 진짜 공주처럼 레이스 가득한 옷을 만들었던 것이다. 옷을 다 만든 후에 돌아가면서 설명을 하는데 결국 그 옷 속에 감춰진 자신을 들여다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프로그램으로 피곤도 모르고 나눔은 계속되었다. 10주 동안 만나면서 정작 청소년들 돕기 위해 왔지만 우리들 자신 안에 꿈틀거리는 자아와 마주 하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후속으로 배운 것을 적용하기 위해서 대상을 정한 후에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짜야하는지에 대해 선생님과 열심히 머리를 맞대고 공부했다. 다음과정인 실습할 대상을 어떻게 찾을지! 이것 또한 고민이 아닐 수 없었다. 교육과정의 마지막 코스로 잡은 것이기도 하고, ‘우리가 정말 할 수 있을까?’라는 약간의 두려움 때문에 대상을 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조금 손쉽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상을 직접 찾기로 하였다. 머리를 맞대고 고심 끝에 밀알교회에 지역 아동 센터가 있는 것을 생각해내었다. 초등생부터 중학생까지 있었기에 우리는 일단 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정하고 맞춤프로그램을 짜기로 하였다.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상임을 잊지 않고 그 대상에 가장 적절한 프로그램이 어떤 것인지 스태프들과 의논을 하며 열띤 토론 끝에 초등 4, 5, 6학년에게 알맞은 일일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전문가이신 민성원 선생님의 자문을 거쳐 완성하였다. 그게 바로 별난 캠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