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적
경청
글 / 오은영(서부 1기)
“엄마, 어머니학교 가서 공부 열심히 하고 오세요~”. 어머니학교 시즌(?)이 되면 당부하는 작은딸이 사춘기를 보내면서 당최 말이 통하지 않고 알아듣기도 어렵던 그때 즈음, ‘어머니학교 아동 청소년 프로젝트’ 강의를 듣겠냐는 제안에 얼른 “네”라고 대답했다. 다양하게 들어오는 열린 어머니학교를 위한 준비와 연구도 목적이 있었지만 당장은 내 뱃속에서 나온 내 아이와 의사소통해보고자 하는 사심(?)도 가득했다. 너무나 유익한 10번의 강의, 아니 보충수업까지.^^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이 단지 지식차원만의 수업이 아니었다. 또한 사춘기 내 아이만의 이야기도 아닌, 그것은 나 자신의 이야기였다.
가장 중점적인 부분이 바로 ‘공감적 경청’이었는데, 나는 이 배움의 최대의 수혜자가 되는 행운을 얻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나와 함께 혜택을 누린 사람이 작은 딸이 아니라 내 동생 딸, 즉 조카아이였다는 것이다. 나의 조카 주안이는 작은딸하고 같은 고1 인데, 연기자가 되고 싶어 한다. 동생 내외는 공부를 잘 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반대하며 갈등을 겪고 있었다.
이 공감적 경청을 배운 후 자녀와 실제로 해보라는 숙제가 있었는데, 바로 그 주에 갑자기 주안이한테 메시지가 왔다. 연기학원을 다니고 싶은데 엄마가 안 보내준다고 속상하다며 보내온 내용이었다. 바로 숙제를 해보기로 마음을 먹고 휴대폰 메신저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정말 놀라웠다. 단지 내가 한 일이라고는 주안이의 감정을 그대로 읽어주고 말을 따라해 준 것 뿐인데 대화하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 감정이 회복되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보았다. 여태 나는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해결해주려고 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 후 주안이는 엄마 아빠와 마음의 대화를 했고, 지금은 청소년 극단에 들어갔다. 이제 곧 무대에 작품을 올린다고 고모도 초대한단다. 나는 주안이의 연극을 보러 갈 것이다. 무대 위의 주안이를 보며 ‘공감적 경청’ 수업을 떠올리고 감사하며, 마음껏 박수쳐 줄 것이다.
공감적 경청1. 나의 판단, 생각보다는 상대방을 들어주려는 의도이다.(평가하지 않는다)
2. 항상 현재 있는 것으로 초점을 맞춘다.
3. 관심의 초점은 문재거리가 아니라 그 사람 자체이다. 상대의 관찰, 느낌, 필요에 초점을 둔다.
4. 공감은 반드시 말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5. 공감은 상대의 말, 행동,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거나 수용한다는 뜻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