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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어른들은 몰라요

작성자
편집부
작성일
15-02-27
조회수
947

어른들은
몰라요

글 / 편집부


어른들은 몰라요. 우리가 어렵다고요? 우리도 어른들이 어려워요. 어른들이 우리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는 만큼 우리들도 어른들 이해하기 어렵다고요.

<중학생 남자 아이>
나는 핸드폰과 이어폰과 빵빵 터지는 와이파이만 있으면 어디에 놔둬도 문제가 없다. 그런데 “학원은 언제 가니, 숙제는 했니, 씻었니.” 등등의 잔소리와 참견을 해대며 아이들을 괴롭히는 건 어른이다. 엄마는 툭 하면 "너 그러면 핸드폰 뺏을 거야."라고 매번 날 위협하지만 요즘은 엄마의 건망증이 고맙다. 내가 까먹고 숙제를 안 해가고 손을 안 씻는 것만큼이나 엄마도 깜빡깜빡하는 게 많아졌으니 말이다. 조금 슬프기는 하다. 엄마가 늙는 것 같아서.
나는 다른 것은 필요 없다. PC방 좀 적당히 가게 해 줬으면 좋겠다. 핸드폰을 애초에 안 뺏었으면 내가 왜 PC방을 가냔 말이다. 이건 다 엄마 탓이다. 애들이랑 놀려면 나도 대세를 따라가 줘야 하는데 나만 왕따 당할 순 없지 않냐는 말이다.
엄마는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냐고 물어보면 잘했다고 하시지만 난 애가 아니다! 내가 공부 못하는걸 보면 엄마도 공부를 못했을 게 뻔하다. 하지만 내가 엄마의 자존심을 생각해서 굳이 말하지 않고 참아 주는 거다. 엄마가 이런 내 맘을 아시려나? 나보고 왜 그리 거짓말을 잘하냐고 한다.
엄마도 아빠도 나에게 거짓말 했다고 혼내기는 해도 왜 거짓말을 하냐고 진지하게 물어보진 않으신다. 단지 거짓말은 나쁜 것이며 절대 하면 안 된다고만 한다. 그런데 말이다. 나는 보았다. 엄마와 아빠가 전화로 할머니께, 또 다른 친구 엄마한테 거짓말을 하는 걸 말이다. 어른들도 하면서 우리보고는 절대로 하지 말란다. 이건 억지 아닌가?
나도 내 미래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꿈에 대해서 생각한다. 가끔은 노숙자들을 보며 저런 어른은 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도 한다. 그런데 어른들은 우리 맘은 전혀 알아주지도 않고 물어봐 주지도 않으면서 중2병 운운하며 너 도대체 왜 그러냐고 다그치기만 했지 진짜 내가 이유를 말하려고 하면 엄마 아빠가 말 다 자르고 자기 할 말들만 하고 내 말은 들어주지도 않는다. 정말 싫다!!! 흥. 끝까지 들어주지도 않으면서 왜 물어보는지 모르겠다.

<고등학생 남자아이>
세상이 너무 부도덕하다. 정치, 경제 모두 어른들이 망가뜨려 놓고 끄떡하면 요즘 어린 것들, 요즘 청소년들 문제 많다며 손가락질한다. 어른들은 과연 어떤 청소년기를 보냈을지 가끔 궁금해진다.
그리고 남 얘기 들어서 비교하는 것도 정말 싫다. 영화고 드라마고 보면 우리들이 하고 싶게끔 호기심 조장하는 것도 어른들이다. 자기들도 길거리에서 어린아이들이며 청소년들 뻔히 있는데 담배 뻑뻑 피워대고 꽁초 아무데나 버리고 하면서 우리들을 욕하는 건 좀 억지 같다.
나도 담배를 끊으려 노력을 안 한 건 아니다. 보건소를 찾아가 금연 클리닉을 하고 싶다며 신청을 했더니 미성년자에게는 해당되는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어른 돼서 오라고 하면서 거절당했다. 그럼 미성년자는 담배를 실컷 피우다가 성년이 되어서야 금연을 하라는 말 아닌가? 완전 어이가 없다.
어른들은 결혼했으면 헤어지지 말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나는 우리 엄마 아빠가 워낙 닭살부부라서 다른 집들도 다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작년에 친구가 가출을 해서 이유를 물어보니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단다. 헐, 텔레비전에만 나오는 이야긴 줄 알았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고 공부만 계속하는 청년들이 많아지는 우리나라 실정이다. 잘사는 사람들은 떵떵거리고 계속 잘살고 못사는 사람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삶을 살아가는 이 나라 현실. 나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이 많다. 그래서 친구와 고민을 나누며 술을 한 잔씩 기울이는 거다.ㅋㅋ 아무튼 담배는 가격도 오른다고 하니 적당히 줄여가며 끊을 생각이다. 우리 청소년들이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건 아니다. 어른들이 보기엔 한심해 보일지 몰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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