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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텃밭

작성자
한혜리
작성일
15-02-27
조회수
564

복음의
텃밭

글 / 한혜리 (본부 11기 수료)


‘우리 주 예수 이름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모두가 같은 말을 하고 너희 가운데 분쟁이 없이 같은 마음과 같은 뜻으로 온전히 합하라 (고전1:10)’

팀장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스태프들이 처음 교도소를 섬기는 것이었다. 그래서 긴장도 됐지만 기도회를 통해 서로 다름의 연합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온전히 하나 되고 더 풍성케 하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준비하였다.

당일 아침 8시에 높은 담장으로 가려진 그곳, 철문을 지나 18명의 수용자와 37명의 가족이 함께 할 장소로 이동해 어머니학교의 따스함과 편안함이 가득한 세팅으로 바꾸었다. 교도관들의 안전에 대한 염려로 조금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 들어오는 가족들을 노래로 맞이했다. 들어서는 가족의 붉어지는 눈을 보며, 눈물 흘리지 않으려 애쓰는 스태프들…. 곧이어 수용자 한 분, 한 분이 들어오면서 가족과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오랜만에 만져 보는 아들의 얼굴, 남편의 손, 아버지를 만나 반가움과 기쁨으로 눈물짓는 가족들이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수용자와 가족이 똑같은 상의를 입고 포토 존에서 사진 찍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이들에게는 간절한 소망임을 생각하게 했다.

식사 후 노래와 가벼운 율동을 하며 마음의 부담과 긴장을 푸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풍선을 불어 자신에게 없어졌으면 하는 것을 적고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부모의 관심과 돌봄 부족으로 친구들과 어울리다 의리를 저버리지 못해 그 곳에 온 수용자는 ‘친구, 정’을 버리고 싶다고 했다. 아버지를 만나러 온 딸은 아버지와 닮은 자신이 싫다며 술, 친구, 남의 시선 (다른 사람을 의식해 지나치게 꾸미는 자신의 모습)을 버리고 싶다고 했다. 내 안에 채우고 싶은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믿음 주는 마음, 사랑,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들이었다. 이번 4기 수용자들은 유난히 몸에 문신을 한 수용자가 많아 처음 접할 때는 긴장도 되었는데, 오히려 더 단순하고 순수함이 느껴졌다.

가족 간 편지를 통해 나눔의 시간을 가질 때 38년 만에 만난 아들의 모습에 가슴을 치며 통곡하시는 어머니의 고백은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19살, 어린 나이에 결혼해 남편의 폭력을 견딜 수 없어 어린 아들을 두고 떠났던 엄마…. ‘내가 힘들어도 아들 옆에 있었으면 아들이 이곳에 들어오지 않았을 텐데….’ 아들이 이렇게 된 것이 엄마인 자신의 탓이라며 너무도 슬피 우는 어머니와 함께 우는 아들을 보며 그 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함께 울었다.

경제적인 문제로 그곳에 있는 남편을 만나러 온 아내, 군에 간 아들은 휴가를 받아 아빠를 만나러 왔다. 아들은 군 생활을 하며 아버지가 갇힌 곳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힘듦을 이해한다고 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건강하게 군 생활 잘하라며 오히려 아들을 격려했다. 딸은 등굣길 차로 데려다 주시던 자상한 아빠와 함께 할 수 없는 시간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울음을 터트렸다. 함께 눈을 뜨고, 함께 밥을 먹고, 함께 TV를 보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기적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갖가지의 다른 사연과 이유로 그곳에서 가족들을 보며 부모의 역할, 특별히 어머니의 역할이 자녀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 시간이었다.

소망교도소는 개소한지 3년 정도 되었는데, 타 교도소와 비교해 재범률이 월등하게 낮다. 타 교도소는 재범률이 40% 정도, 소망 교도소는 3% 미만이며, 특히 요즘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성범죄는 재범률이 높은데 소망교도소 출소자 중에는 0%라고 했다. 그곳에서 근무하는 교도관들의 수용자를 향한 따스한 마음, 가족처럼 사랑으로 섬기는 모습을 통해 복음을 듣고 구원 받는 수용자의 수가 더해지는 복음의 텃밭이 되기를 기도하며 세족식 시간에 세면 바닥에 무릎 꿇고 가족 간 막힌 담을 허물기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교도관님의 모습은 우리에게는 또 다른 도전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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