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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그리운 아버지 그늘

작성자
오영미
작성일
11-10-18
조회수
839

그리운 아버지 그늘
 

글 오영미(거통고 3기)
 

아버지….
너무나 오랫동안 묻어 두었던 이름인 것 같습니다. 엊그제 당신의 목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벌써 25년이란 세월이 그리움과 서러움과 아련함으로 다가옵니다. 무조건 아버지 딸이라서 모든 것이 용납되었던 세월들이 그립습니다. 아버지, 내 아버지. 오늘은 무척이나 보고프고 그립습니다. 아주 작고, 단발머리였던 계집아이는 늘 아버지 등에서 사랑과 기쁨을 많이 받으면서 자랐습니다. 그 당시 너무나 커 보였던 광주리에 한 아름 포도를 담아서 사과 궤짝을 무대 삼았던 막내딸, 아버지의 장난감과 같은 딸을 위해 거의 날마다 노래자랑을 열었던 아버지.
그리곤 모든 아버지들에게 자랑과 억지 감동(?)을 이끌어내며 두둑하게 용돈을 챙겨 주셨지요.
“우리‘미짱이’최고다, 노래도 춤도 공부도….”아버진 늘 내가 당신의 최고이면서 세상에 둘도 없는 최고(?)를 고집하셨지요. 한번쯤 매를 들라는 엄마의 고자질과 반 협박에 매는 드셨지만 엉덩이는 살이 깊고 다리는 가늘어서 안 되고 여기저기 왜 그리도 이유가 많으셔서 한 번도 제대로 때리시지 못하셨던 아버지.
“이 담에 다 잘 될 게다. 어린 애는 왜 때리느냐?”아버지는 늘 이렇게 나와 내 형제의 둘도 없는 정의의 사도였습니다. 예배당에 열심히 가서 착한 사람 되라고 새로 찍은 깨끗한 돈을 늘 헌금으로 주시고, 가정 예배를 그렇게 좋아 하셨지요.
아버지, 새삼 아버지의 그늘이 그립고 아쉽고 죄송스럽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아버지를 확실하게 예수님께 소개하지 못해서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세월을 다시금 되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쩌다 교회 갔다 오시면“안내 하시는 집사님들의 인사가 부담스럽고 미안해서 다시는 예배당에 안 갈란다.”그렇게 숫기 없고 말씀 한번 제대로 하시지 않았던 온유하고 정직하고 겸손하셨던 아버지. 몇 번의 예배당 출입과 우리들의(형제) 믿음 생활을 보시고 마음으로 진심으로 주님을 믿노라고 결심하시고 가셨을 거라 억지로 생각합니다.
제발요. 천국에서 만나야 하니까요. 때론 술로 인해 가슴 아픈 부분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아버지는 참 좋은 분이셨습니다. 마지막 머리 한 번 더 감겨 달라고 말씀하셨는데….
“내일 갈게요.”한 게 너무 죄스럽습니다. 바로 순종할 것을 내 자식 키운다는 핑계로 아버지 말씀에 순종하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아버지 보낸 것이 지금도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끝까지 내 목소리 들으시고 그렇게 눈동자로 쉴 새 없이 나를 찾으시던 마지막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아버지 보고 싶어요.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맘껏 아버지께 응석을 부렸던 때로요. 골목길 들어설 때면 늘 과자 봉지가 손에 들려서 내 이름을 부르면서 오시는 그 길목으로 다시금 달려가고 싶어요. 그리고 이제 아버지를 많이 사랑했던 것을 고백합니다. 눈물이 너무 나요.
보고 싶어요. 아버지. 오늘 밤에는 실컷 당신의 사랑을 생각하며 울고 싶어요.
사랑합니다. 아버지!!!
막내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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