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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

작성자
양령화
작성일
14-12-05
조회수
868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

글 | 양령화(본부 76기)



앞으로 사랑하게 될 남편에게
“여보~ 여보~ 여보.”
나도 사랑하는 남편에게 애교도 부리고 다정하게 얼마나 부르고 싶던 호칭인지 나에게 만날 남에게만 친절하다고 불평하던 당신은 아마 상상도 못할 거야.
아버지학교 했을 때 남편에게 받은 편지에 대한 답장을 쓰라고 할 때 그저 미루고 미루다 고전 13장만 적어놓고 고민하다가 솔직한 속마음을 몇 자 적어 보냈었지. 그리고 수요일 어머니학교, 금요일 상담치료, 토요일 부부학교 참석하고 나의 마음이 변화 되어 다시 펜을 들어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졌어.
우리가 결혼에 대해 진지한 대화가 오가기 시작하면서 집안간의 오해로 빚어진 사건들로 인해 혹시 ‘하나님이 원하지 않는 가정을 이루려고 한건 아닌가?’ 고민도 되고 한편 ‘믿음의 가정이 이루어지는 걸 사단이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었어.
여러 아픔으로 시작한 우리의 결혼….
마치 이미 예정되었던 순탄치 못했던 우리 결혼 생활의 나날들. 좋은 아내이고 싶었고, 남편에게 사랑받고 싶었고, 남편을 사랑해주고 싶었고, 믿는 자들에서 부터 믿지 않는 자들에게 까지 믿음의 가정 본을 보여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며 살고 싶었으나 잦은 다툼으로 시작해서 폭력에 까지 이르게 되면서 나는 여자이길 아내이길 포기하고 엄마이자 사모의 삶만 살겠다고 마음 먹었었지. 마음이 떠난 결혼생활과 당신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갖가지 고문들은 나 자신 또한 육도 영도 죽어가고 있었지.
친정엄마가 충격으로 쓰러지셨던 일, 날 폭행했던 일, 아이를 데리고 사고 쳤던 일, 중국에서 힘들었던 나의 생활들, 한국에 나와 있던 나에게 협박했던 말들….
다시 생각하고 싶지도 않던 일들을 나도 모르게 순간순간 떠오를 때면 하나님 앞에 너무 부끄럽지만 내가 어서 천국에 가든지 당신을 속히 천국에 데려가 주시길 얼마나 마음속으로 바랐는지 몰라.
중국에서도 밖에 나갔던 당신을 걱정하기보다 집에 들어오면 아이를 때리거나 나를 갖은 방법으로 괴롭힐 당신이 무섭고 끔찍해서 마음속으로 다시는 영영 돌아오지 않기를 바랐던 죄악된 마음도 있었어.
당신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나를 더 숨 막히게 했고 당신 점심밥을 차려 주고 등에 큰 아이를 엎고 작은 아이는 유모차에 태우고 3-4시간 씩 목적지 없이 동네 여기저기를 돌며 아이들과 함께 고통도 아픔도 미움도 눈물도 없는 천국에 가고 싶다고 하나님 앞에 얼마나 울면서 기도했는지 몰라.
우리 가정에 회복이란 존재할 수 없고 나를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되던 당신….
나의 마음과 생각과 기억 속에서 조차도 지워 버리고 싶었던 당신.
그런데 너무 신기하고 감사하게 그렇게 미워하는 마음, 악한 생각들을 없애 달라고 5년 넘게 기도하고 기도해도 안 되었던 마음들이 몇 주간의 상담치료와 어머니학교, 부부학교, 아버지학교를 통해 변화된 당신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씩 조금씩 녹아 가기 시작하더라구.
아직도 우리 문제를 넘어 가족들과도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지만 우리의 힘이 아닌 예수님의 사랑과 능력으로 하나하나 풀어 나가 보아요.
지금 당신의 변화가 잠시 반짝하고 꺼지는 변화가 아닌 진심으로 나와 아이들을, 아내를 길러주신 장인 장모님을 사랑하는 남편이 되어 지길 기도하고 소망해 볼게.
또 우리의 아픔을 통해 보고 알고 듣게 된 수많은 아픔 속에 있는 부부와 가정들에게 우리 가정의 회복을 통해 그들의 가정도 주님의 사랑으로 다시 행복해 질 수 있다는걸 전하며 증거하며 살아보자.
여보! 6년간의 힘든 시간보다 비교 할 수 없는 행복한 시간이 우리 가정에도 있을 거라고 믿어. 훗날 에는 “사랑하는 여보!”라고 꼭 불러 줄게.
두 아이의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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