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행복한 가정들이 만드는
더 좋은 사회 더 좋은 세상
믿음의 회복
글 000(본부 57기)
엄마 안녕?
8살이란 어린 나이에 엄마와 헤어지게 되었으니 서른 중반의 나이가 된 지금이지만 차마 엄마한테‘어머니’란 호칭은 나오질 않네.“ 넌 교회 열심히 다녀야 한다. 넌 예수님 잘 믿어야 한다. 엄마가 널 어떻게 낳았는데… 쯧쯧….”어릴 적 동네를 다닐 때 교회 집사님들의 동정어린 눈빛과 그 말이 난 참 싫었어.
엄마 없는 아이, 집안에서 아무도 교회를 안 다녀도 나만은 열심히 다녀야 하는 아이, 그것이 나였어. 평소 귀신을 보고 남의 사주를 봐주면 그렇게도 잘 맞아 떨어졌다는 엄마가 그 모든 것을 버리고 교회를 다니며 8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하나님께 올인하여 살아갔다는 소릴 정말 많이 들었어. 그러면 뭐해 가족 다 버리고 하늘나라로 가버렸는데….
엄마에 대한 원망,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 사춘기 시절 나에게 교회에 대한 거부감, 반항심, 기피증으로 나타났어. 엄마 거기서 보고 있었어? 나 교회 간다고 거짓말 하고 다른데서 놀다가 집에 들어 갔던 일. 교회 나오라고, 하나님 믿으라고, 집으로 찾아온 전도사님께“하나님 마음으로 믿으면 되지 교회는 왜 나가야 하냐?”며 바락바락 따지고 대들었던 일. 그렇게 교회를 떠나 교회를 비방하며 하나님을 욕하며 지내던 나에게 원치 않는 시누이와의 갈등으로 우울증이 생겨버렸지 뭐야.
2년여의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내 아이와 내 남편에게 온갖 상처를 다 주고 있을 즈음 큰아이 친구 엄마가 우연치 않게 교회로 날 인도했어.
그냥 놀러간다는 생각으로 다니기 시작했는데, 그게 생각보다 재미있더라고.
교회를 다니던 중 어머니학교도 알게 되었고, 예수님이 날 사랑하신다는 걸 알게 되었지.
어떻게 알게 되었냐고?
엄마가 8년이라는 시간동안 징그럽게 새벽기도 다니고 틈만 나면 기도원 가서 살고 했던 그 시간 동안‘누굴 위해 기도했을까!’하는 걸 깨닫게 된 거지.
내가 지금까지 이렇다 하게 큰 탈 없이 잘 살고 있는 것과, 다시 하나님 곁으로 돌아오게 된 것은 아마도 엄마의 기도가 쌓이고 쌓여서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거야. 그래서 나 다짐했어. 엄마처럼은 못할지라도 내 아이들을 위해서 내 남편을 위해서 기도해야겠다고.‘ 내 기도가 쌓이고 쌓여 내 아이들이 하나님을 잘 믿어 복 받고 그 믿음을 유산으로 물려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소망.
엄마, 난 아무리 힘들어도 엄마와 같은 결정은 내리지 않을 테야. 아니, 내가 열심히 살아서 엄마가 못다 산 삶까지 열심히 살아 볼 거야. 엄마가 날 안아주지 못한 것만큼 내 아이들 더 많이 안아주고 품어 줄 거야. 그리고 아무리 힘들어도 끝까지 하나님을 물고 늘어져 볼 테야. 눈물나네. 얼마 만에 엄마 생각하며 울어 보는 건지… 아마도 사춘기 때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어쨌든 고마워. 믿음의 씨앗을 뿌리고 가주어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고백인거 같은데… 사랑해 엄마.
내 믿음 흔들리지 않게, 잃지 않게 그곳에서 날 위해 기도해줘. 아참, 그곳에도 만약 어머니학교가 있다면 엄마 망설이지 말고 꼭 등록해서 수료하길 바랄게. 정말 좋거든.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