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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심리학 삶의 기술

작성자
양정란(편집부)
작성일
14-12-05
조회수
1,139

긍정 심리학 삶의 기술

글 | 양정란(편집부)

시대의 언어를 살펴보면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사고와 삶이 엿보인다. 현대사회는 학벌․스펙․우울증 등의 시대적 언어가 양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듣는 자나 말하는 자나 행복과 반대편에 서게 된다. 비전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버려야 할 것과 바꿔야 할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탈무드나 성경의 잠언처럼 읽어야 할 양서로 추천되는 책이기에 여기 소개한다.

에픽테토스는 AD 55년 노예의 아들로 태어나, 네로시절 노예에서 해방되었다. 철인황제 아우렐리우스의 정신적 스승이었으며, 중세 카톨릭 교부들과 파스칼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평소 검소한 생활을 실천하는 철학인으로 살아온 그의 일화에는 3000드라크마에 팔린 (보통)기름램프가 있다. 이는 후세에 끼친 영향력을 가늠하게 한다. (3000드라크마는 노동자의 8년 2개월 품삯) 그러나 저작활동을 하지 않아 『엥케이리디온』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엥케이리디온』은 제자인 아리아노스가 스승의 어록인 담화록에서 선별해 만든 요약본이다. 현재 그 책은 절판되고 『삶의 기술』이란 제목으로 102 페이지 단행본이 출간되었다. 사상은 ‘자유’이며, 주제어는 ‘자유와 노예’이다. ‘자유’란 모든 인간이 누리는 정신적 자유이며, ‘노예’는 자신이 만든 ‘정신적 부자유’이다. 노예로 태어났기에 누구보다 진정한 자유를 알았으며, ‘정신적 노예상태’를 제거하고 ‘자유에 이르는 길’을 갈망하였다. 노예에서 오늘날까지 존경받는 철학자로 변모하였으니 또 한 명의 비저너리이기도 하다.

『존재하는 것들 가운데 어떤 것들은 우리에게 달려 있는 것들이고, 다른 어떤 것들은 우리에게 달려있는 것들이 아니다』. 또한 『어찌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겸허함을 주시고, / 어찌할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를 주시고, / 그리고 이를 구별하는 지혜를 주소서.

이 글은 에픽테토스의 ‘엥케이리디온’에 나오는 한 소절이다. 그는 존재하는 세상을 내적세계와 외적세계로 나누었다. ‘어떤 것’은 내적세계로 외적세계에 반응하는 인간의 믿음․욕구․행동에 대한 선택이며, ‘다른 어떤 것’은 육체․사회적 평판․재물 등의 외적세계로 이런 것을 추구할 때 불행이 온다. 그러므로 진정한 자유는 외부가 아닌 자신의 내부에 있다. 사람을 심란하게 하는 것은 그 일자체가 아니라, 그 일을 바라보는 나의 믿음이므로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 그는 할 수 없는 것을 수용하는 겸허와 할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 이 둘을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복잡하고 물질만능이 우선시되는 현대사회에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이 이 정신이다. 달라진 사회제도, 활동영역의 확장과 다양한 인간관계는 여러 상황을 만든다. 그 안에는 행복·긍정도 있으나 고난·역경·불화 등의 부정적 감정도 있다. 문제는 부정적 상황에 대한 인간의 태도로, 삶에 충실해야 할 시간을 걱정으로 허비하는 것이다. 즉, 내 능력으로 제어할 수 없는 타인의 감정이나 이미 벌어진 일 또는 자연재해를 걱정하며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다. 이런 어려움이나 불화에 맞서는 비결은 노철학자의 말처럼 먼저 구별한 후, 각각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몽테뉴는 수상록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불행 또는 고통이라고 부르는 것이 그 자체로서 불행도 아니고, 다만 우리의 생각이 그것에 이와 같은 소질을 주는 것이라면 이 소질을 고치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이처럼 에픽테토스는 16세기의 철학자에게, 21세기를 사는 우리가운데 호흡하고 있다. 사장될 철학이 아니라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의 사상은 현대사회에서 성공학의 모티브가 되었으며, 이 시대 긍정심리학의 밑바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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