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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다문화를 향한 사랑의 편지

작성자
서인형
작성일
13-12-19
조회수
1,045

다문화를 향한 사랑의 편지


글 | 서인형(대구 10기)


출석 교회 권사님의 권유로 안동 다문화 어머니학교를 섬기게 되었다.
사전지식도 없었고 단지 지금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있어서 현재 우리나라의 다문화 현실을 아주 조금 알고 있다는 것, 그리고 예전에 사모JDS 간사로 섬기면서 아웃리치로 스리랑카 중국, 베트남을 다녀왔고, 현재는 매년 필리핀에 단기선교를 다녀와서 동남아시아에 대해 조금은 친숙하게 생각하고 있다. 몇 년 전에 어머니학교 향기를 섬겨서 어머니학교에 대해서도 아주 조금은 알고 있다는 등등의 이유로 조금은 편안하게 생각하고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준비모임을 가지면서 일반 어머니학교랑은 다르다는 것을 알았고 우리의 언어부터 수정해야 함을 알았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렇게 까지 하면서 우리가 이들을 섬겨야 할까?’라는 의문을 가졌지만 스태프들과 함께 모여 기도하면서 이렇게라도 우리가 섬겨야 함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여러 이유에서 우리의 섬김의 자리를 많은 이방인들에게 내어주고 있다. 그 많던 선교원들도 어느새 사라져가고 있고 지역의 아동들을 위해 섬겼던 일들도 많은 교회들이 점점 손을 놓고 있는 현실에서 다문화를 통해, 비록 언어로는 전할 수 없지만 우리의 섬김과 우리의 사랑과 우리의 온 몸과 마음으로 우리 안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편지가 되어 전한다면 비록 짧은 만남이지만 그들에게 전해질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드디어 첫 날 첫 만남, 왠지 어색하고 말도 잘 통하지 않아 무척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들이 내 동생들 같은 생각이 들어 더욱 사랑스러웠다. 조별로 조 구호를 정하고 조를 꾸미는 시간에 모두들 두고 온 고향을 표현했었다.
각자의 마음속에 고향이 가고 싶은 마음을 고향에서 자주 보았던 꽃들을 만들어 그들의 마음을 표현했었다. 스태프들과는 언어 소통에 문제가 있어서 깊은 이야기나 마음을 열지는 않았지만 같은 나라에서 온 자매들끼리는 각자 모국어로 이야기를 하면서 편안하고 즐거워들 하였다.

두 번째 만남, 세 번째 만남을 통해 조금씩 지원자들은 마음을 열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전부는 아니지만 첫 만남에서는 무조건 “행복해요.”라는 말만 했는데 만남이 거듭되면서 자신들의 힘듦을 조금은 내보이기 시작했고 함께 아파했다.
그중에서 제일 아팠던 자매는 50이 넘은 자매였는데 그는 한국에 온지 7-8년 정도 되었지만 다른 자매들보다 한국말이 서툴렀다. 아니 전혀 안 되는 수준이었다. 이유는 다른 자매들은 20대 초반에 한국에 왔지만 이 자매는 40이 넘어서 왔고 다른 자매들은 남편들이 한국어 배우는 것에 협조적이고 도와주지만 이 자매는 남편이 허락하지 않아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이 자매의 일상은 나이 많은 남편 수발들고 농사짓는 것이 태반이다. 아파도 남편이 돈을 주지 않아 병원도 제대로 못 간다고 했다. 그래서 이 자매를 처음 만났을 때 나에게 한 말이 “한국 싫어.”, “농사 힘들어.”, “베트남 가고 싶어.” 였다. 그런데 남편에게 제일 듣기 실은 말이 무엇이냐는 질문지에 “너 베트남으로 가.”라는 말이었고 남편에게 제일 듣고 싶은 말은 “베트남 가지 말고 한국에 있어.”라는 말이라는 글을 보고 그녀의 본심이 이곳에서 남편과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돈도 주지 않고 아내가 아닌 여종처럼 대하는 남편을 보면서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너무나 미안했다. 어머니학교 기간 내내 오직 한 가지 기도제목은 이 자매가 이곳에서 잠시라도 행복하고 한국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다른 자매들은 이와는 상황이 조금은 달랐다. 그들은 20-30대 초반의 자매들이었는데 그들은 자신들의 자리인 아내이며 엄마라는 자리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모두들 그들의 마음 한 구석에는 자신은 피해자라는 생각이 있는 듯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예산이 다문화에 투입되고 있다. 그래서 전반부서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적이지 못해서 많은 예산이 중복되는 문제점이 있고 이들을 너무도 특별대우를 해주므로 이들에게 이방인이라는 생각을 더욱 부추기는 것 같다.

이곳 어머니학교에서 내가 느낀 것은 이들을 특별대우가 아닌 우리나라의 국민으로 그냥 대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이 우리나라의 국민처럼 살 수 있도록 배려와 도움의 손길은 필요하지만 이들을 너무나 특별하게 대함으로 이들 스스로 피해자처럼 느끼게 할 필요는 없는 듯하다.
우리 조 자매 중에 귀화하여 이름도 바꾸고 주민등록증을 받은 자매들이 있었다. 이 자매들을 보면서 이들이 한국의 주민등록증과 함께 한국에서 하나님을 만나 하늘나라 시민증도 받게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조용히 마음으로 기도해 본다.
이들이 우상의 땅에서 이곳 한국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 영원한 나라의 시민권을 받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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