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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꿈꾸는 가정

작성자
김인영
작성일
13-12-13
조회수
1,142

청년들의 꿈꾸는 가정

글 | 김인영 (본부 43기)

지나가면서 우연히 듣게 된 한 마디 “천호동 성결교회 청년수련회를 어머니학교가 들어가서 하게 될 거예요.” 때문에 내 가슴은 설레기 시작했다. 결혼 전에 예비 어머니학교 내용으로 수련회를 한다면 상당히 높은 예방교육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마음이 있었기에 미혼의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사역에 관심이 매우 많았다.
그 꿈은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었고 그 큰 혜택을 천호동 성결교회 청년들이 1기로 받게 되었다. ‘클릭 드림 터치’ 라는 이름으로 청년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준비되어져서 3주 전부터 스태프들은 준비 기도모임에 돌입하였다. “직장과 진학의 문제, 부모로 인해 고민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우리 청년들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를 원합니다. 부모의 잘못으로 인해 아파서 몸부림치는 이 청년들에게 어미의 마음이 전달되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이 청년들이 건강한 그리스도인의 청년으로 회복되기를 소원하며 기도로 준비를 하였다.
청년들의 회복을 가슴에 품고 눈물로 기도하며 많은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우리는 곤지암에 있는 실촌수양관에 입성하였다.
100여명이 넘는 건강한 이 땅의 젊은이들을 보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대체적으로 우리나라의 정서는 어른 중심의 문화이기 때문에 청년들에게 지극한 대접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스태프들은 이 수련회에 참석하는 청년들에게 최고의 섬김으로 그들 모두가 자신이 귀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며 즐기게 하고 싶었다. 편지팀과 데코팀의 지극한 섬김과 환상적으로 아름답고 따뜻한 분위기의 세팅, 정성이 듬뿍 들어간 간식 등은 그들의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하였다.
조별로 세팅된 테이블에 앉아 먹기에도 아까운 너무나 예쁘게 만든 간식 컵을 각자 가지고 들어와 감탄을 연발하는 순진한 청년들은 어디에 시선을 둬야 할지 몰라 서로 서먹서먹해 하고 자신들의 엄마처럼 보이는 집사님, 권사님 연령의 조장님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자신들이 상상한 수련회와 전혀 느낌이 다른 아주 신선한 느낌이라고 기뻐하였다.
첫 날 첫 모임 시간에 대부분 비슷한 연령대로 조 편성을 하였는데도 서로 모르는 친구들은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너무나 힘들어 했었다. 조 구호를 정하는 워크숍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친밀감을 쌓아 본격적으로 강의를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아이들은 이런 강의는 처음 들어본다며 조금 어려운 것도 같지만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며 의미가 크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청년들의 상황에 맞게 각색한 ‘용서’ 드라마와 태우기 예식을 통해 아이들의 가슴속에 많은 생각을 던져주게 된 것 같다.
첫 날 모든 프로그램을 마치고 조별 기도 모임 시간에 각자의 느낌을 나눌 때 아이들은 처음에 강당에 들어왔을 때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대접 때문에 조금 낯설고 당황스럽기까지 했는데 자신들을 위해서 준비한 것이라는 설명에 감동받고 또 처음으로 자신들도 귀한 존재라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고 고백하였다. 기도제목 나눔 시간에는 아직까지도 경계의 태세를 가지고 마음속 이야기를 하지는 않으나 함께 손잡고 서로의 기도제목을 놓고 중보기도 하니 좋아하였다.

둘째 날 어제 늦게까지 잠을 안 잔 친구들이 많아서 강의에 집중하지 못하고 조금은 산만하고 피곤한 모습이었다. 피플퍼즐을 통하여 자신의 성향을 알고 같은 유형끼리 그룹 워크숍을 할 땐 다들 나름대로 즐거워하며 열심히 활동을 하는 모습들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간간히 나눔을 통해 한 마디씩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가 부모로서 얼마나 큰 아픔을 이 아이들에게 주었는지 다시 한 번 보게 되었다.
부모님께 편지쓰기 시간에 아이들은 손으로 편지지를 가리며 자신의 느낌을 쓰기도 하였고 어떤 아이들은 굳은 표정으로 단 한 줄도 쓰지 못하고 맥없이 앉아있기도 하였다. 이 짧은 시간으로 어찌 그 복잡한 심경을 다 쓸 수 있겠느냐고 하는데 가슴에서 주먹만 한 것이 아프게 치밀어 오르며 눈물이 쏟아지는 것을 간신히 참아냈었다. 얼마나 힘들고 아팠으면 부모님께 한 마디도 할 수가 없었을까?
요즘 아이들의 특징이 고스란히 나타나 산만하고 자주 움직이고 딴 짓 하고 왔다 갔다 했어도 그 아이들은 들어야 할 것은 모두 다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 있었다.

둘째 날 저녁에 박수웅 장로님의 ‘우리 사랑할까요’ 강의는 아이들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딴청 피우기도 하고 졸던 다른 강의와는 달리 조는 아이 한명도 없이 두 눈 동그랗게 뜨고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였다.

기독청년으로써 성에 대한 정체성이 모호한 시대에 살고 있어서 현실적으로 교회 안에도 많은 청년들이 정확한 경계선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었는데 집에서 우리 부모들이 할 수 없는 강의를 시의 적절하게 너무도 사실적으로 강의를 해주셔서 청년들에게 많은 깨달음과 생각을 던져주신 것 같았다. 아이들은 민망해서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너무나 필요한 내용이어서 실제로 도움이 많이 되었다며 아주 행복해 하였다. 서로 자신의 경우에 대입해보며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는 것 같았고 크리스천 청년으로서의 분명한 방향성을 찾기 시작하였다는 고백을 하였다.

둘째 날이 다 끝나가는 밤이 되어가니 밤참으로 맛난 어머니표 떡볶이와 치킨을 먹으며 이제야 서로 농담도 하고 시선도 부딪치며 한발자국 더 친숙해지고 있는데 프로그램은 종료를 향해 가고 있으니 조금 아쉽다는 얼굴이었다.

셋째 날, 진지하게 오전 강의를 들으며 다시 한 번 결단하는 마음으로 성찬식을 가졌는데 아이들은 기존 자신들의 교회에서 성찬식을 할 때와는 사뭇 다른 마음가짐으로 진지하게 성찬식에 임했다. 은혜가 충만하게 그들 가운데 넘쳐 흘렀다. 스태프 어머니들과 허그하며 지나갈 때에 소리 없이 흐느끼는 아들, 딸들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고 우리들도 함께 울어주며 마음껏 사랑한다고 안아주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힘내세요.”라는 이 짧은 단어와 우리 청년들을 허그와 악수로 얼마나 많은 격려와 위로를 던져 주었는지 모른다.

첫 월급으로 신발을 사드렸는데 눈 오는 날 신으면 젖는다며 고이 모셔 두었던 엄마가 지금은 수술을 하여 입원해 계시다며 자녀들이 선물을 사다주면 꼭 사용하여 달라는 당부를 하는 청년, 첫날부터 도저히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해 몸부림치며 큰 어깨를 들썩거리며 눈이 빨갛도록 울었던 청년, 그 청년의 눈물이 우리 모두의 아들의 눈물이 되어 강의실 안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 소홀히 했던 자매는 섬김을 통해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알게 되었다며 이제 다시 하나님의 자녀로 일어서겠다는 고백 등 이 모든것이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으로 청년들의 마음 안에는 치유되지 않은 상처들이 많았고 그것들로 인해 괴로워하고 부모님들과 불편한 관계로 이들을 행복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었다. 섬기는 어머니 스태프들이 그들의 부모를 대신해서 그들을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사랑을 더 많이 표현하지 못한 것에 용서를 빌었다. 그 짧은 시간 그들의 부모를 대신하여 용서를 구하는 그 한마디에 아이들의 마음이 움직여 치유되고 회복되는 역동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번에 클릭 드림 터치를 통하여 하나님이 이 땅의 청년들을 향한 크신 비전이 있으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제 이것을 시작으로 이 땅의 청년들이 건강하게 회복되어져 가는 놀라운 움직임이 점점 확대되어 나갈 것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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