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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손길

작성자
김현정
작성일
13-12-13
조회수
986

치유의 손길

글 | 김현정 (본부 69기)

비전이 같다는 이유로 남편을 소개받아 3개월 만에 결혼하고 다시 결혼해서 2달 만에 먼 타지로 선교사역을 위해 떠나게 되었다.
남편은 끊임없이 사랑을 고백했지만 콩깍지가 씌지도 않은 채로 결혼한 나는 결혼 첫날 밤 부터 남편에 대한 실망감이 쌓여 가고 있었다.
결혼 3년 반이 지나면서 내 머리에 달걀 크기만한 원형탈모가 생기고 ‘정말 이렇게는 못 살겠다.’ 폭발하던 그 시점에 남편이 현지인 괴한에게 2발의 총을 목에 맞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고 현장에 함께 있던 나는 순간적으로 남편의 생사보다는 폭발하고 싶은 내 마음처럼 우리 가정을 향한 하나님의 오랜 침묵이 깨진 것 같아 너무 너무 두렵고 떨렸다.
이렇게 어이없게 남편이 갑작스런 죽음을 맞는다면 ‘그동안 남편을 사랑하지 못한 내가 용서받을 수 있을까?’란 생각과 차라리 남편을 데려가 주시면 ‘함께 사는 고통이 끝나지 않을까?’하는 악독한 생각이 순간적으로 뇌를 스쳐 지나갔다.
나의 악함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살수 없는 상황에 남편은 기적처럼 살아났고 우리 가정은 치료를 위해 한국으로 후송되었다.
파편제거 수술을 받고 정신과 치료에 상담치료를 받았다.
이상하게 총격사고에 대해서 우리를 쏜 현지인에 대한 미움이나 원망은 내 안에 없었다.
단지 남편과의 관계, 사랑하는 마음의 회복이 더 간절했다.
상담을 통해 남편의 어린 시절의 성장 과정 속 경험했던 숱한 상처와 쓴 뿌리들을 알게 되었다.
남편은 원 가정의 불화로 인한 정서장애를 갖고 있었다.
그것을 알지 못했던 나는 끝없이 남편을 비난하고 정죄해 왔다.
그런 내게 남편은 늘 “그래도 색시를 사랑해, 사랑은 오래 참는 거래, 주님께서 인내하라고 , 색시를 내 몸처럼 사랑하라고 말씀하셔.”하며 나의 공격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남편의 몸이 많이 회복될 무렵 남편이 아버지학교를 다니면서 자신의 상처와 쓴 뿌리를 스스로 정리하고 나와 아들 시찬이에게 매일 기도해주며 사랑을 표현하고 아내의 마음을 알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또한 우리 아내도 어머니학교에 가는 게 내 기도 제목이라며 은근히 압력을 넣어 남편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랑스런 아내에 대한 갈망으로 어머니학교에 신청하게 되었다.
첫 날 부터 얼마나 눈물이 흐르던지… 10년 전 돌아가신 친정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에서 자유할 수 있었고 결혼에 대해 아내와 엄마에 대해 너무 준비되지 않은 나의 연약함을 인정하며 성령님께 간절히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다. 말씀 따로 삶 따로가 아닌 머리로만 아는 진리가 아닌 성경적 여성으로 간절히 회복되길 기도했다.
강의를 들으면 들을수록 내가 얼마나 악한자인지 깨닫게 되고 우리 남편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알아가면서 남편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때문에 한없이 울게 되었다.
가슴으로 낳은 아들 우리 시찬이에게 정말 가정이 작은 천국임을 알게 해주고 싶다.
어린 시절 자라면서 자동으로 습득된 부모님의 모습 중 닮지 말아야 할 것들이 이제야 깨닫게 된다.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인 우리 시찬이에게 대리인으로서 나중에 진짜 부모 되신 하나님께 책망 받지 않도록 최선의 것들을 보고 배우게 하고 싶다.
요즘 23개월 된 아들 시찬이의 말이 트여 이말 저말을 하는데 “코 풀자.”하는 엄마 말에 씩 웃으며 “됐시유.”하는 모습을 보며 한바탕 웃었지만 은연중에 내 뱉는 우리들의 말도 아이가 배우고 따라 하는 모습에 경각심을 갖게 된다.
어머니학교를 통해 이 모든 것을 배웠다. 무엇보다 주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주님 마음, 주님 형상으로 회복될 때 현숙한 여인뿐 아니라 열방을 움직이는 열국의 어미로 세워짐을 본다.
내가 변화되지 않고서 남편의 변화만을 바랐던 교만한 내게 주님은 말씀 하신다.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더 자라라고….
내 가정이 먼저 작은 천국이 될 때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 이뤄짐을 믿는다. 이것이 곧 선교라는 것도 깨닫게 되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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