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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란
‘당신의 계간지는 안녕하십니까?’
책장 한편에 꽂힌 책일까? 一讀(일독)으로 만족한 ‘후루룩’일까? 이사 갈 때 챙기는 식구일까? 아니면 분리수거일에 버려지는 신세?
계간지가 나오면 떠오르는 사람은 원고를 보내준 고마운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직·간접 적으로 전하나, 외국인일 때는 즉시 전달 못하는 어려움이 안타깝다.
얼마 전 싱가포르에서 온 클레어(성장에 관한 글 기고)와 그녀의 어머니, 인도인 남자친구를 만났다. 한국의 전통음식을 먹으며, 계간지는 1년 만에 전해졌다. 직접 전하고픈 마음에.
딸의 사진이 나온 계간지를 소재로 어머니학교의 다양한 사역을 소개하니 깜짝 놀란다. 무슬림이 강한 인도에서 자란 믿음의 청년 악쿠, 싱가포르에서 부지불식간에 믿게 된 클레어 모녀는 “엑설런트!”를 연발한다. 그 날은 3개국 사람(?)이 만나 사역의 중요성을 한 번 더 발견한 하루였다. ‘아! 이 맛에 편집부에서 일하나 보다. 이 책이 싱가포르에서 바쁘겠네’
켄 교수님이 교수실을 이전하면서 책을 챙긴 이야기도 들으니 더 더욱 할 맛이 난다.
그 맛도 잠시.
두달을 인후염으로 앓던 중 딸의 수석졸업 참석, 미국의 동생이 번개출장, 출국준비, 원고 부담까지 가중된다. 주사의 통증은 원고부담의 통증으로 확대된다. ‘편하게 아파봤으면….’ 레이저로 인후를 치료하던 날 원고 끝! 이젠 인후염도 끝났으면 좋겠다.
봄이니까.
심정주
‘케빈에 대하여…’라는 영화를 울며 겨자 먹기로 보았다. 원고는 써야 하는 마당에, 후폭풍이 큰 영화라는 리플이 특히 많은 작품이어서 원고마감 시점까지 버티고 버티다 영화를 보게 되었다. 책임 소재를 따지려 든다면, 누군가를 반드시 정죄해야 한다면 여주인공 에바는 돌을 맞아 마땅하다.
그러나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나도 어느 순간은 에바였던 적이 있지 않았을까….
내 안에서 잊혀진 에바를 찾느라 꼬박 3일이 걸렸다. 그리고 3일을 적잖이 우울했다.
세계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은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만큼은 좋은 반응을 받지 못했지만, 이 영화의 원제처럼, 우리는 불편하고 아프겠지만, 이 영화를 볼 필요가 있다.
조명숙
3월 어느 날,
노오란 봄의 꿈이 햇무리처럼 번진다.
겨울은 방울방울 맺혀있는 매화꽃 봉우리 사이로 회색얼굴을 하고 있다. 마치 심통이라도 부리듯 나뭇가지들을 흔들어 대고 있다.
봄이 온다.
봄을 데리고 온 햇살이 집안 가득 몰려 들어와 인사시키고 있다.
햇살이 자꾸 밖으로 나오라고 유혹한다.
반짝! 무엇인가 햇살에 반사된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새싹이다.
웃음이 번진다. 햇무리처럼!
따사로운 햇살샤워와 커다란 컵에 가득 담긴 진한 커피향은… 나의 영혼과 몸이 맑아지는 듯하다.
갑자기,
“3월 8일까지 원고마감이요~~”라는 팀장님의 독촉소리가 귀에 들린다.
아! 일장춘몽이 이런 것인가?
그렇게 나의 봄은 소리 없이 와서는 그렇게 또 흘러가고 있다. 안녕? 봄아! 안녕~
이미자
아 봄이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길고 추웠다. 마음이 가난해서 일까? 그래서 그런지 따스한 봄 햇살이 반갑기만 하다. 겨우 마감일 마치면서 ‘아!! 해냈구나….’ 안도의 숨을 몰아쉰다.
이번엔 뭐가 그리 바빴는지 본부 어시스트에 상해 아웃리치, 우리집 이사까지 겹쳐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이렇게 매해 봄과 가을에 얼굴 내밀며 인사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뿐이다.
장통주
일 년을 쉬고 돌아와 복귀를 하니 멍하다. 내 자리 빼주셔도 되는데 기어코 안 빼주시는 팀장님 이하 팀원들께 감사(?)를 드린다.
이번 호에선 유난히 매끄럽지가 못하다. 내 자신이. 기름칠하고 나사 좀 조이고 해야겠다. 이 후기를 쓰는 것 조차 매끄럽지가 않다.
‘그럴 때도 있는 거지 뭐. 나라고 만날 잘하겠어?’라고 스스로에게 합리화를 시키며 나를 방어한다.
‘아… 봄이다… 팀장님! 우리 봄바람 살랑살랑 불면 야외로 나가요~~~’라는 말로 후기를 마친다. 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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