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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오주연(북부 19기)
이스탄불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튤립과 말마라해를 바라보며 이스탄불 한인 교회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7시 30분경. 급하게 식사를 하고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세팅을 하고, 스태프 모임과 기도, 찬양 연습을 한 후 늦지 않게 지원자들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렇게 숨 가쁘게 시작된 이스탄불 1기 어머니학교. 첫 찬양부터 눈물짓던 지원자들과 울고 웃으며 지낸 4일의 시간이 꿈만 같다. 이 터키 땅에서 찬양을 하는 것이 너무 감격스러워 눈물을 흘렸었고, 지원자들과 함께 몸을 부딪치며 율동을 할 땐 웃음이 그치질 않았었다. 양배추 김치 하나에 감사하며 식사를 하고, 늘 듣던 강의였는데 다시 새롭게 내 마음을 감동케 한 4일의 시간이 조금은 아쉽고 너무나 소중했다. 그리고 이스탄불 한인교회 분들의 따뜻한 배려와 사랑에 마음이 벅차올랐다.
어머니학교가 끝난 그 날 오후부터 시작된 성지순례는 하나님이 나에게 준 특별 보너스였다. 25명의 술탄이 살았다는 ‘톱카프 궁전’과 로마풍의 ‘성스러운 지혜’라는 뜻을 가진 ‘아야 소피아 박물관’을 한인 교회 장로님의 열정적인 설명을 들으며 둘러보았다.
우리의 여정을 소개하자면 이스탄불-앙카라-카파도키아-콘야-얄바치-안탈리아-파묵칼레-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일곱 교회(라오디게아, 빌라델피아, 사데, 두아디라, 버가모, 에베소, 서머나)-이즈미르-이스탄불의 긴 여정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몇 가지만 소개하자면, 첫 번째 ‘카파도키아’이다. 화산에서 분출된 용암이 비와 바람으로 만들어진 버섯모양의 바위와 기이한 모양의 카파도키아. 이른 아침 열기구를 타고 기암괴석이 가득한 카파도키아를 내려다보는 설렘과 박해를 피해 동굴에서 생활한 믿음의 선조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그 떨림이 아직도 생생하다.
두 번째 ‘파묵칼레’, ‘목화성’이라는 뜻이고, 이곳이 성서상의 ‘히에라 볼리’란다. 층층이 순백의 계단 모양의 바위 위에 하늘 빛을 담은 온천수가 담겨 있는 모습과 비구름이 잔뜩 낀 흐린 하늘이 대 장관을 이루었다. 말로 형언 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우린 탄성을 지르며 흥분했다. 부드러운 하얀 바위와 따뜻한 물, 그리고 바람. 아직도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곳에서 본 1만 5천여 명이 들어 갈 수 있다는 ‘아스펜도스 원형극장’ 마이크가 없었던 시절, 가장 끝자리까지 소리가 들렸다는 그들의 지혜에 놀라고, 로마의 목욕탕 규모에 놀라고, 아름다운 노천 온천장이 황홀했던 그곳! 그리고 관광객으로 온 외국인 남자가 우리 팀이 예쁘다며 사진을 찍어 갔다는 즐거운 에피소드가 있었던 파묵칼레! 사실 그날 난, 내 커다란 짐 가방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어 마음이 무거웠던 날이기도 하다. 현지인 가이드가 전 숙소에 가방이 있다는 것을 확인해줘서 안심했지만, 이틀 후에나 온다는 사실에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나로 인해 걱정거리가 생긴 것도 무척이나 죄송스런 마음이었다. 하지만 이 일로 많은 분들의 따뜻한 위로와 사랑을 느끼며 더욱 친밀해 질 수 있었고, 여러 가지 옷을 입을 수 있게 협찬까지 받았으니 이것 또한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다. 세 번째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일곱 교회 중 ‘에베소’이다. 약 2000년 전의 유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과 그들의 놀라운 기술과 웅장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데미 여신상과 공중 화장실, 에페소 도서관과 아고라.
무엇보다도 사도 바울이 복음을 전하다가 아데미여신을 숭배하는 에페소인들로부터 핍박을 당했던 곳. 성경에 나오는 그 장소에(사도 바울이 걸어 다녔을 그 땅을) 내가 있다는 사실이 흥분되었던 날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 갔던 ‘돌마바흐체 궁전’의 화려함과 웅장함에 고개를 내저었고, 보스포러스 해협에서 유람선을 타며 마지막 일정을 아쉬워했다.
일주일 동안 터키에 관한 이야기와 재치와 유머로 가이드 해주신 송창섭 선교사님의 목소리가 그리워 질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공항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이렇게 긴 여정동안 17명의 스태프들이 단 한번 얼굴 찌푸린 적 없이 웃으며 배려하며 서로가 하나가 되어 안전하게 움직인 것이 너무 너무 감사하다. 분명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신 분들의 덕분일 것이다.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감사할 일들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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