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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순앙(서남 13기)
그리운 아빠!
아빠 저 순앙이예요.
조그만 여자 아이가 지금은 두 딸을 둔 엄마가 되었답니다. 새삼스럽게 아니, 처음으로 아버지께 편지를 써 봅니다.
‘어떤 말부터 할까?’ 많이 고민도 되고, 이 말을 쓰니 저 말이 생각나고 그냥 두서없이 쓸게요.
아빠! 할머니가 살아 계실 때 전 할머니도 아빠도 너무 싫었어요. 할머니가 오시면 늘 집안이 시끄러웠고, 아빤 집을 나가셨죠.
아빠는 날도 새고, 집에도 잘 안 들어오시고 엄마랑 찾으러 가야 오신적도 많았어요. 한번은 할머니를 찾아오라고 하시면서 제 뺨을 때리셨던 것 기억하세요? 그땐 무섭고 마음도 아팠어요.
아빠가 바다에서 일을 하고 들어오시면 매번 엄마랑 싸우시던 모습을 보며 아빠가 차라리 집에 들어오시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 생각대로 아빠는 사고로 영영 집에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어요.
전 그게 상처로 남게 되었고, 안 좋은 일들이 생기면 ‘혹시 내가 그런 생각을 해서 그런가?’ 자책도 하게 되었어요. 아빠 죄송해요. 존재만으로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을 그땐 못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를 바라보던 아버지의 따뜻한 미소, 5남매를 보시면서 “밥 안먹어도 배부르다.”고 하시던 말씀, 저녁 늦게나, 새벽에 바다에서 돌아오시면 건빵이나 오징어를 각각 배당해 주시면서 보는데서 먹으라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저도 아이들을 낳아서 기르다보니 그때 하셨던 모든 것이 사랑임을 알게 되었어요. 그렇죠?
실종되신 아버지가 아직 살아계셔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으면 좋겠어요. 너무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셨고 고생만 하시다가 행방불명되신 아버지가 지옥에 간다는 건 너무 싫어요. 제가 만난 예수님을 아버지도 만나시길 기도해요. 한번은 TV에서 아버지랑 닮은 사람을 엄마가 보셨대요. 아빠! 살아 계시다면 꼭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세요.
전 아빠의 소원대로 술도 안마시고 담배도 안 피우는 남자를 만났어요. 물론 넥타이를 매고 늘 양복을 입고 다니는 남자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아버지께 편지를 쓴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네요. 그런데 이렇게 앉아서 생각하니 마음 속에서 뭉클한 것이 올라오며 아빠가 몹시 그리워요. “우리 딸도 이젠 숙녀가 다 되었네.”하시던 아빠의 목소리가 그립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손길도 너무 그리워요.
아빠가 이런 저의 모습을 보시면 좋아 하셨을 텐데요.
아빠! 사랑합니다. 그리고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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