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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현숙한 아내, 어머니의 자리

작성자
장수연
작성일
12-12-07
조회수
985

따뜻하고 현숙한 아내, 어머니의 자리

글 장수연(본부 68기)

사랑하고 늘 그리운 당신 보세요.
사랑이란 말로도 부족한 당신인데, 사랑이란 말을 하기가 왜 이렇게 미안하고 창피한지요. 사랑을 마음껏 표현하고 싶은 내 마음은 어느새 입으로 다른 말을 내놓곤 하죠. 당신을 잔뜩 화나게 할 만큼요. 그렇지만 오늘은 편지로 제 사랑을 당신 안에 풀어내려 해요.
당신은 처음부터 제게 근사한 남자였어요. 당신이 입을 열어 고백을 했을 때도, 애정담은 편지를 보냈을 때도 자상한 행동으로 얼어붙은 나를 녹일 때도,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은 잔잔한 행복으로 가득 찼었어요.
존경하던 사람이 남자 친구가 되고 남편이 되고….
이보다 더 근사한 일이 또 있을까요. 마치 영화 속 이야기처럼요.
당신은 나를 최고의 사람이라 불러주었고, 지금껏 나를 찾아다녔다고, 오히려 자신은 자격이 없다며 날 특별한 여자로 만들어 주셨어요. 늘 사랑이 고픈 나에게 당신의 사랑은 믿기지 않을 만큼 날 채워줬지요. 지긋 지긋할 만큼 반복되는 내 삶의 악의 고리가 끊어질 수도 있다는 소망이 생기게 했고, 실제로 당신을 만난 이후로 그 생각을 하지도 못하는 기적 같은 일이 생기기도 했네요.
그런 당신인데, 난 두려움과 거절감으로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고 주지도 못하고 머뭇거리고만 있는 거 같아요.
‘당신이 이런 내게 실망하고 내가 싫어지지는 않을까? 결혼을 후회하지는 않을까?’ 전 불안해하고 있어요.
이런 여자랑 사는 거 힘들지요. 미안해요. 여보.
‘상처니? 뭐니? 그 이유로 내가 이렇다느니.’ 핑계대고 싶지 않지만 저란 사람 연약하고 부족한 거 투성이네요. 내 남편을 존경하고 사랑하고 싶은데, 못되게 굴어서 미안해요. 내 아픔이 당신을 찌르고 할퀴고 아물 틈이 없게 하죠. 용서해 주세요. 다시 또 당신을 아프게 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용서를 구해요.
우리의 고통, 기쁨으로 바꿔주실 주님을 기대하고 바라볼게요. 당신에게 당당히 사랑을 말할 수 있도록 날 변화시켜 달라고 기도할게요. 그리고 노력할게요. 평생 당신만을 사랑하고 섬기는 아름답고 정숙한 아내의 자리에 있을게요.
따뜻하고 현숙한 어머니의 자리에 있을게요. 많이 힘들고 아픈 날에도 지난날의 당신 모습을 잊지 않을게요. 우리 아이에게도 당신의 사랑을 들려주겠어요. 우리 아이도 당신을 존경하고 사랑으로 따를 거예요.
세상에 유일한 남자, 최고로 잘생기고 숨소리마저 고운 당신과 그런 당신을 그대로 닮을 우리의 아이….
내 생명보다 내 자존심보다 더 사랑합니다.

당신의 아내 장수연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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