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을 통해 바라본 세상 문화
우리들이 속고 있는 것들…
 

글 심정주(편집부)
 

BLACK FRIDAY
기독교의 3대 행사 중의 하나인 추수감사절은 그 역사가 390년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의 종교박해를 피해 신대륙인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한 청교도인들은 강한 개척정신과 하나님이 축복 속에 신대륙에 적응해가면서 추위와 배고픔에 많은 희생을 치르던 중, 인디언들로부터 밀, 옥수수 경작법을 배우고 사냥한 동물도 받는 등 식량 부족문제를 해결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가을이 되어 첫 추수를 하던 때에 제단을 쌓아 하나님께 감사예배를 드리고 인디언들을 초청해 칠면조 고기를 나누었다. 이를 기념해 매년 11월 4번째 목요일의 추수감사절행사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추수감사절의 출발지인 미국에서 낯선 추수감사절과 마주하게 된건, 본인으로서는 매우 착잡하고 약간의 분노까지 동반한 느낌으로 기억된다.
커다란 칠면조와 온갖 요리가 준비된 식탁에서 온 가족이 모여 감사기도 드리는 모습은 어디가고, BLACK FRIDAY에 대한 흥분으로 온 가족은 다음날인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전역의 대대적인 세일(BLACK FRIDAY)을 즐기기 위해 추수감사절 저녁부터 각 쇼핑센터 앞에 줄을 서기 시작한다.
Black Friday란, 여기서 Black의 의미는‘흑자’라는 개념이다.
옛날 회계장부를 기록할 때 적자는 빨간색으로 흑자를 검정색으로 구별한데서 이런 의미가 나왔고, 이날을 기점으로 소매업자들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고 한다.
미국 전역의 모든 가게에서 동시에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에 경악을 금치 못할 대대적인세일에 들어가는데, 50%~90%는 기본이요, 본인이 직접 눈으로 본 것만 해도 MACY`S백화점은 새벽 4시에 오픈하여 전제품 70%세일을 실시하고, H&M의류 숍은 60%세일+50$이 넘던 원피스를 5$에 판매, GAP은 60%의 세일+티셔츠 4.99$, 600$이 넘는 COACH BAG은 아울렛에서 180$에 판매되었다. 작은 슈퍼마켓까지 세일의 행렬은 이어졌다. 다음날 세일을 위하여 웬만한 아울렛몰 앞에서 밤 12시부터 끝도 안 보이는 줄을 늘어선 사람들의 모습 어디에서도 추수감사절은 없었다.

AFTER CHRISTMAS SALE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핑계로 많은 이들의 공식적인 연말파티 형태로, 수많은 젊은이들의 축제로, 각 업체매출액의 최고 정점을 찍는 날로 퇴색해 버린 지 이미 오래된 성탄절. 이젠 성탄절보다 CHRISTMAS란 닉네임이 더 익숙하고, 산타클로즈가 태어난 날인줄 아는 어린이들도 있다. 물론 추수감사절보다 더 큰 행사인 CHRISTMAS를 절대 놓칠 리 없는 미국의 상점들은, 그 해의 마지막 재고정리를 이 CHRISTMAS 다음날인 12월 26일로 잡았다. BLACK FRIDAY의 세일 폭을 뛰어 넘는 한해 가장 큰 세일을 실시한다. 이미 BLACK FRIDAY때 크리스마스 선물을 다 준비한 미국인들은 12월 26일 AFTER CHRISTMAS SALE에 재고로 남은 겨울 제품들의 재고정리를 온 몸으로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VALENTINE DAY
“양력 2월 14일. 3세기경 원정하는 병사의 결혼을 금지한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에 반대한 사제 발렌타인이 처형된 270년 2월 14일의 기념일이다. 처음에는 어버이와 자녀가 사랑의 교훈과 감사를 적은 카드를 교환하던 풍습이, 20세기에는 남녀가 사랑을 고백하고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 되었다. 성 밸런타인 축제는 14세기 영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남녀가 사랑을 맹세하는 날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여성이 남성에게 선물을 주는 날이라는 의미나 초콜릿을 선물로 주는 것은 1960년대 일본에서 생겨난 상술이다. 발렌타인 사제에 대해서는 2월 14일에 로마 북쪽비아 플라미니아에 그의 시신이 매장되었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확실하지 않고, 가톨릭 백과사전에 따르면, 같은 이름을 가진 성인이 세 명 이상 있기 때문에 서로 이미지가 겹쳐 불확실하다고 한다.”위의 글은 백과사전에 나온 원문이다. 상술은 인류 최고의 마술이다. 2월 14일만 되면 온 세상의 초콜릿이 동이 나고, 이어서 WHITE DAY(3월 14일)와 BLACK DAY(4월 14일)로 이어지는 어마어마한 2개월에 걸친 사랑고백 프로젝트가 결국은 한 성자를 교묘히 앞세운 일본의 상술인 것을 우리는 알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