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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따뜻한 친정엄마

작성자
편집부
작성일
12-05-21
조회수
2,076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따뜻한
친정엄마


드라마 | 장훈 감독 | 2011년 7월 개봉작 | 15세 관람가

글 편집부

엄마는 늘 말했다.
“내 눈에서 눈물이 나면 엄마는 피 눈물이 나고, 내 속이 상하면 엄마 속은 썩어 문드러진다고. 그런 게 엄마와 딸이라고…”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잘한 일은 너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일이고,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후회되는 일도 너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일이다”
“네 가슴이 타 들어가면 그 냄새 젤 먼저 맡는 게 이 어미여…”
“엄마 땜에 못살아~ 나는 너 땜에 사는데 너는 나 땜에 못살아서 어쯔냐이…”

내 아이가 이 영화를 7번 보았단다. 볼 때마다 울었단다. 내 아이는 18살 난 아들이다.
“응? 엄마와 딸 얘긴데~.”
“바로 엄마 였어요. 그 속에 나오는 엄마가!”
아들의 강력한 추천으로 우리 집 세 모녀가 함께 영화를 보았다.
“훌쩍 훌쩍…”서로 곁눈질을 하며 보았다.

영화 ‘친정엄마’를 관람하면서 관객들이 가장 많이 눈시울을 붉혔던 두 장면이 있다고 한다. 오랜만에 친정집을 찾은 딸 지숙의 말 못할 고민이 친정엄마에게 밝혀지는 장면과 지숙이 서울에 올라가면서 엄마와 이별을 고하는 기차역 씬이 그것. 연기하는 배우들 뿐 아니라 촬영하던 제작진까지 함께 눈물을 흘리며 탄생시킨 명장면이라고 한다. 친정 집 방안에서는 모녀가 그간 서로에게 미안했던 이야기들을 꺼내 놓으며 부둥켜 안고 운다. 이 장면은 영화 속에서는 5분 정도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꼬박 24시간이 걸려 촬영한 씬이라고 한다. 격앙된 감정에 눈물을 흘리며 탈진 상태에 이른 ‘엄마’ 역 배우 김해숙과 ‘딸’ 역 박진희로 인해 촬영시간은 예상보다 길어져 결국 하루가 꼬박 걸려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누구나 공감 할 수 있는 엄마와 딸 사이의 미안함과 고마움이 감정에 이입되어 이를 지켜보던 스태프들 역시 결국 모두 눈물을 흘리며 촬영했다고 한다. 결국 그들도 누군가의 딸이고 엄마이기 때문이었으리라! 고혜정 작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리얼 에피소드를 영화로 만들었다. 촬영 장소도 작가의 고향집이 모델! 아버지는 다리를 저는 것 때문에 콤플렉스가 있어 늘 술로 세월을 보내고, 이로 인해 종종 가정불화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가정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지킨다. 이유는 자식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 딸은 성장해서 대학에 입학하게 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교를 다닌다. 졸업과 동시 방송국 공채작가에 합격한다.

그녀는 작가의 고된 창작 행위에 대한 스트레스를 담배로 풀고, 이는 나중에 췌장암이 되어 그녀의 삶을 갉아 먹는다. 유학파 남자와 사랑을 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한다. 어느 날,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딸. 죽기 전 고향에 내려오게 되고, 드디어 ‘친정엄마와 2박3일’이 시작된다. 고향에 혼자 살고 있는 엄마를 위해서 같이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이었다. 엄마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같이 내장산 단풍 구경도 가고 사진도 찍고 옷도 사고 효도 하면서 2박 3일을 보낸다. 여행을 통해 그간 표현하지 못했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며 죽음을 준비한다. 신랑과 함께 오지 않고 혼자 내려온 딸을 보고 맨 처음에 엄마는 둘이 싸운 줄 알고 불안해한다. 하지만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같이 다니는데 더 피곤해 하는 모습과 평상시에 하지 않는 행동을 하는 모습, 친정에 내려온 이유를 말하지 않는 딸의 모습 속에서 조금씩 이상함을 느끼다가 결국 엄마는….
영화 속의 엄마는 촌스럽고 무식하다. 그리고 그 엄마가 끔찍이 위하는 딸이 있다. 그 딸을 위해서라면 물 불 안 가리는 억척 엄마이다. 암에 걸려 죽어가는 딸을 바라보며 보내야 하는 엄마! 그런 엄마를 두고 가는 딸! 모든 것을 다 주면서도 줄 게 없어 미안하다는 엄마! 누구 누구의 엄마… 우리 엄마와 너무 닮아 있다. 한 번쯤은 겪어봤음직한 상황이나 말이지만 너무나 리얼해서 우리의 마음을 요동케 한다.

엄마와 딸! 다 알지만 모르는 척! 혹 모르는 것이 있어도 금 새 알게 되는 분신 같은 관계다.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 또 허물도 없는 달큰하고 쌉싸래한 관계….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뒤돌아서서 ‘이건 아닌데….’ 하며 후회하다가도 ‘엄마니까.’하며 합리화시키는 관계. 모두가 누구 누구의 부모이거나 자식이다. 특별히 어머니학교의 어머니인 그 딸들이 한번쯤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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