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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한국 영화의 새로운 도전 ‘고지전’

작성자
편집부
작성일
11-12-16
조회수
1,081

한국 전쟁영화의 새로운 도전 휴먼대작
고지전(Frontline)


전쟁, 드라마 | 장훈 감독 | 2011년 7월 개봉작 | 15세 관람가

글 편집부

조국(祖國)은 흔히 어머니로 표현되며, 조국 사랑은 애국이다. 어머니인 우리가 조국에 관하여 자녀들에게 얼마나 알려 주는지, 애국에 대한 이야기는 신앙과 무관하다 치부하지는 않는지, 전쟁영화는 그들만의 이야기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물어보자.

나는 매년 전쟁영화 1편씩을 본다. 작년 여름에는 71명의 어린 학도병의 실화를 옮긴 영화 ‘포화속으로’를 보면서 리더십과 오장범 엄마의 마음을 생각해 보았다. 올해는 온 가족이 ‘고지전’을 관람하면서 전쟁과 인간심리, 그리스도인의 시각으로 군(軍)을 보았다. 그 날 영화관에는 자녀들과 함께 온 여러 가정이 보였고, 스크린에는 온통 낡은 군복색이다.
그러나 그곳에도 부모의 바람과 기도는 숨어 있었다.

‘고지전’은 휴전협상이 진행되던 당시의 마지막 전투를 그린 것이다. 기존 전쟁영화와는 달리 싸우는 이유조차 잊은 채 ‘전쟁’의 소용돌이에 내몰린 군인들의 내면이 잘 표현되어 있으며, 그들의 삶은 강은표 중위(신하균)의 시선으로 하나씩 전개된다.
1953년 2월. 지도상 1cm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휴전협상이 난황을 겪는 2년 동안 50만 명이 희생된다. 이 때 최전방 ‘애록고지’에서 전사한 중대장 시신에서 아군의 총알이 발견되며, 군사우편으로 인민군 편지가 발송된 사건이 발생한다. 방첩대 ‘강은표’ 중위에게 그곳에 가서 조사하라는 임무가 주어진다. 22세의 몰핀 중독자가 임시 중대장(이제훈)이고, 정신이상자, 어린 남매, 인민군 복장이 돌아다니는 그 곳. 은표는 그곳에서 죽은 줄만 알았던 친구 ‘김수혁’(고수)을 만난다. 수혁은 2년 사이에 중위로 특진해 악어중대의 실절적 리더가 되어 있다.

애록고지는 하루에도 수차례 뺏고 빼앗기는 상황의 연속이다. 애록고지를 점령한 후 수혁을 주축으로 몇몇이 고지 안에서 술을 마신다. 은표는 그들에게 총을 겨누지만 서서히 환경에 동화되어 간다. 땅에 묻은 ‘물품보관함’은 남·북군의 대화통로이며, ‘전선야곡’은 그들의 감정교류이다.
17세의 남성식 이병(이다윗)이 북한군 저격수 ‘2초’(사람이 먼저 쓰러지고, 2초 후 총소리가 들려서 붙은 별명)에게 총을 맞고 전사한 후 은표는 또 한 번 갈등한다. 중공군의 인해전술이 개입되고, 전투에서 ‘2초’와 맞닥뜨린 수혁은 ‘2초’가 마음에 품은 여인 차태경(김옥빈)임을 알고 결국 쏘지 못한다. 드디어 1953년 7월 23일 휴전협정서에 서명이 이루어진다. 휴전의 기쁨도 잠시 ‘12시간 후’ 란 단서로 그들은 다시 전투에 임한다. 마지막 전투의 목적은 지도상으로 한 치 더 위에 선을 긋기 위해, 모두가 죽고 은표만 남은 고지에는 휴전을 알리는 방송이 들려온다. 그리고 은표의 허탈한 웃음으로 스크린의 불은 꺼진다.

종영 후 남편과 나의 가슴이 허전하다. 목적지를 잃어버린 배에 잠시 승선한 기분이다.
그러나 영화를 통해 휴전협정의 과정을 알게 되었다. 배경이 2010년 열린 어머니학교가 개설된 철원 6사단과 그리 멀지 않기에(지금은 비무장지대) 6사단 어머니학교와 영화 속 장면이 오버랩 된다. 오늘날 우리 현실은 어떤가? 전쟁을 경험한 세대의 외침은 보수로 내몰리고, 일부 초등생은 현충일을 이순신 장군 전사일로 알고 있으니 안타깝다.
백범 김구 선생님이 기독 잡지에 기고한 글 중에 “나는 그리스도인인 고로 거짓 없는 내 양심은 내 죽음을 초월하고 나라를 사랑하였습니다....(중략)....눈물과 피로 우리들이 갈망하는 조선을 하나님의 나라로 세워 봅시다.”가 있다. 가나안 농군학교 김용기 장로님은 “ 교회는 대한민국을 향해 ‘조국이여 안심하라. 우리가 기도하고 있다. 우리가 사람을 키우고 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늘 말씀하셨다.
믿음의 선진인 그 분들의 신앙의 발걸음을 따라 걷는 우리의 기도에도 같은 크기의 애국이, 같은 농도의 눈물이 담겨 있는가?

어머니학교를 섬기다 보면 아들의 군 입대에 인본주의로 환원되는 스태프들을 적잖게 본다. “그냥 건강하게 2년 잘 보내고 와.” 믿음의 아들들 역시 입영을 기다리면서 너무나 작아진다. 고증을 기초로 하여 휴전중인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 ‘고지전’을 통해 김구 선생님의 기도제목을, 김용기 장로님의 기도제목을 우리의 기도제목으로 구체화시키면 어떨까? 우선 입대하는 자녀에게는 하나님 나라의 차출병으로써 자존감을 심어주자. 내가 섬기는 교회의 목사님께서는 입대하는 청년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차출병으로 가야 한다.”라는 말씀으로 축복하며 기도해 준다. 그때부터 국방에 대한 나의 기도도 큰 그림으로 그려 간다.
영화 중반에 등장한 중공군의 인해전술은 한국 땅을 향해 우는 사자처럼 달려드는 무슬림을 떠올린다. 우리는 현실을 보며 산아제한을 하지만, 무슬림은 많은 자녀를 출산한다. 인해전술로 인해 낙동강까지 밀렸듯이, 교회학교가 어느 날 빈 집이 되지는 않을까? 출산의 축복이 어머니학교 강의에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인 기독인 숫자로 나타났으면 한다.

영화 속 울려 퍼지는 ‘전선야곡’은 남한과 북한의 병사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이다.
‘우리 모두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다, 하지만 싸울 수밖엔 없다.’
그러나 우리의 찬송이, 우리의 기도가 전선야곡이 되어 휴전선 155마일을 넘어 북녘 땅에도 울려 퍼질 수 있으면, 그 날을 위해 기도의 골방에 들어가자.
더불어 온 가족이 함께 영화를 본 후 아버지의 군대 이야기와 어머니의 기도제목을 자녀들과 나누어보자. 세대 간 교감을 이루는 시간이 될 것이며, 내 자녀를 대한민국의 애국자로, 북한을 품고 기도하는 하나님 자녀, 통일한국의 주역으로 자라게 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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