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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우리가 만나야 할 섬마을 어머니

작성자
황봉자
작성일
11-11-21
조회수
936

우리가 만나야 할 섬마을 어머니


 

글 황봉자(스태프)

완도에서 청산도행 여객선을 타고 40분정도 바다 위를 가다보면 가보고 싶은 섬, 청산도가 보인다. 이곳에서 청산 열린 어머니학교
1기가 시작되었다. 지원자 64명, 순천?여수?광양 지역에서 스태프 22명과 함께 어머니가 회복되어야 가정이 산다는 표어 아래 ‘어머니! 제가 어머니입니다.’로 문을 열었다.
이번 어머니학교는 아버지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으리라 할 만큼 그 도움의 손길이 컸다. 지원자 어머니들이 낮에 저녁 준비를 해 놓고 오시면 아버지들이 강의실까지 가져와 지원자들이 저녁식사를 하는데 불편함이 없이 수고해 주시고 다 먹은 그릇들을 손수 소매를 걷어붙이고 설거지를 해주셨다. 어떤 아버지는 우리 스태프들처럼 1시간 30분 정도 앞에 오셔서 강의실에 오르는 계단을 청소해 주셨다. 이렇듯 이번 청산 어머니학교는 아버지학교를 수료하신 아버지들과 연합하여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아버지들의 도움 없이는 22명의 스태프들로서는 정말 어려웠을 것이다.
그곳에 참석한 분들은 평균나이 55~65세의 어머니들이 참석하셨는데 낮에는 바다에 나가 일하시다가 시간에 맞춰 들어오셔서 씻고 저녁식사 하시고 6시에 시작하는 프로그램에 임하셨지만, 그 전에 대략 1시간 전 식사시간부터 미리 시작한 셈이다. 어머니학교 첫 시간을 앞두고 다가오는 시간 속에 설레기도 하고 기다려지기도 하고, ‘정말 64명이 다 참석하실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생겼다. 아버지 학교를 두 번이나 했던 곳이기에 다 참석하실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지만 조장들이 전화 심방을 하실 때에 1조에 1명 정도 못 오신다는 말씀을 들을 때에는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드디어 시간이 되어 들어오시기 시작한 지원자 어머니들. 동네 분들끼리 오시기 때문에 그저 익숙함 속에 반가운 얼굴도 계셨지만 같은 섬에 살고 있었으나 각자 결혼해 떨어져 지내시면서 교통편이 좋지 않아 30~40년 만에 이곳에서 만나 즐거워 하는 어머니들도 볼 수 있었다. 이번 어머니학교를 통해 잊었던 친구들을 찾을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60대 후반에서 70대 사이의 어머니들은 어머니학교를 졸업했으니 이제 대학교 졸업한 것 부럽지 않다고 하시며 덩실덩실 춤을 주시기도 하셨다. 또한, 남편과의 갈등으로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가슴앓이 하던 어머니는 냉랭하던 가슴이 셋째 날부터 열리기 시작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정말 감사하다고 또 오시라고 꼭 안아주면서 놓지 않으시려고 하셨다.
아버지의 아픔 때문에 소식을 단절하고 사시던 자매님은 “아버지, 용서합니다. 사랑합니다.”고 고백하며 소리 내어 울기도 하셨다. 글을 몰라 숙제를 못해 오셔도 마냥 즐거워하시고, 글을 모르시지만 학교 오신다는 기쁨에 꼬박꼬박 교재를 챙겨 다니시며 “학교에 왔어.” 하시면서 들어오시던 어머니들.
감사하게도 지원자 분들 중에는 이번에 받으셨던 사랑에 너무 감사하다며 광양에서 열리는 어머니학교에서 스태프로 봉사하며 더 깊은 사랑을 느끼고 싶다고도 하셨다.
성령님의 만지심이 없이 이 분들이 어떻게 변화될 수 있겠는가? 하나님의 계획하심이 있기에 그 시간동안 깨닫고 웃고 울고 졸업화관 쓰셨다고 벗지도 않고 계실만큼 큰 기쁨이 어머니들 안에 있었으리라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이러한 감동은 어머니학교가 열릴 때마다 일어나는 가슴 뿌듯한 감동이지만, 이곳 청산도 섬에서의 느낌은 더욱 감동이고 기쁨이었다. 육지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어머니학교가 열리더라도 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수료할 수 있는 여건이 어렵지 않게 주어지지만 섬 지역은 우리가 가지 않으면 도저히 경험할 수 없는 지역이다. 특수 사역지인 교도소에도 우리가 그 곳에 가지 않으면 그들이 전혀 어머니학교를 접할 수가 없었던 것처럼, 환경은 다르지만 우리가 가야한다는 것이 같은 이치일 것이다.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힘도 들었고 여러 방해요소도 있었지만 이번 청산 어머니학교에서는 우리 지원자뿐만 아니라 진행자였던 나에게도 커다란 선물을 안겨 주셨다. 그동안 함께 동역한 스태프들에게 항상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표현했지만, 이번 청산 열린 어머니학교에서 함께했던 동역자들 한 사람 한 사람 다 생각해보면 정말 고맙고 보배롭고 존귀한 주님의 딸들이란 것이 내 가슴 절절이 사무치도록 하나님께서 알게 하셨다. 나도 정말 감사드리고 싶다. 먼저는 하나님 아버지께, 둘째는 어머니학교 위에 진행자로 설 때마다 일로 끝나지 않게 하시고 내 내면의 것을 아버지, 어머니, 형제, 남편, 자녀 하나하나 기수 때 마다 치유하며 회복케 하셨다. 이제는 팀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신 하나님의 뜻이 있기에 어머니학교를 더욱 순종하고 떠나지 못하고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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