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자녀 책읽기 지도는?
 

글 심유미(카톨릭대 우석독서교육연구소 연구원)
 

초등학교 시기가 되면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가 확연히 나누어져 간다. 읽어도 재미를 못 느끼고 의미를 모르기 때문에 읽지 않으려는 아이들도 늘어간다. 따라서 초등학교 시절에는 책을 좋아하도록 도와주는 한편, 읽기 능력을 높이는 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보통 아동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부모님들은 책 읽어주기를 그만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이가 거부하지 않는 한 언제까지라도 책을 읽어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정서적 안정감 형성, 독해력 발달, 다양한 분야의 독서 등 긍정적 결과를 가져온다. 또한 그림책의 내용 중 상당 부분이 고학년이 읽어둘만한 좋은 내용이므로 계속 그림책을 즐길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좋다.

1~2학년 시기는 유창하게 읽는 능력을 키워가야 하는 시기이다. 이러한 능력을 키우는 데 대화 글이 나올 때 아빠와 아이가 역할을 나누어 실감나게 읽어 본다던가, 한 쪽씩 번갈아 가며 읽는 활동이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책의 표지와 제목만 보고 내용을 예측하거나, 그림만 보고 줄거리를 말해보도록 하면 중요한 사고 능력인 추론 능력 향상에 유익하다. 이 시기 아이들은 상상력이 풍부하여 환상적 요소가 있는 옛이야기를 즐긴다. 환상적인 이야기에 충분히 즐거움을 느끼고 상상의 나래를 펴다보면 어느 새 현실에 흥미를 느끼는 합리적 사고기에 들어서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3~4학년 시기는 보편적으로 현실에 가치를 두게 된다. 그래서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를 좋아하여 과거 있었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다. 아동은 점점 많아지는 학습량으로 인해 부모와 크고 작은 갈등을 일으키고 그 과정에 좌절감과 상실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므로 비슷한 상황에 처한 주인공들의 문제 해결 방법을 보며 감정 다루는 법을 익힐 수 있다. 책에 있는 사람이나 사건을 아동의 생활과 비교해 보거나 비슷한 내용의 다른 책들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보는 훈련을 해보도록 하자.

5~6학년 시기는 정의감이 넘쳐 불의에 저항하고자 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부모에게 도전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생활의 여러 측면들을 개선하거나, 생에 의문을 던지는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또 신체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 시기로 자칫 혼란스러움과 열등감을 느끼기도 십상이다. 성장 문제를 다룬 이야기를 읽고 아빠와 함께 이야기 나눈다면 건강한 마음을 지닌 청소년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이때는 지적 호기심도 날로 커진다. 그러므로 정확한 지식 책들이 필요하다. 인간의 삶과 운명에 대해 더욱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에 대한 흥미도 높아간다. 우리 역사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는 책을 보여주는 동시에 다른 나라의 역사와 문화도 알 수 있는 책을 아빠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눈다면 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지적 발달은 어디에서도 대신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