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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시키는 대로 하는 종이 되렵니다

작성자
황윤정
작성일
11-11-04
조회수
947

시키는 대로 하는 종이 되렵니다

글 황윤정(두란노 어머니학교 실행위원장)

남편 손에 이끌려 아무것도 모른 채 온 어머니학교 첫날, 나와 아무런 상관없는 지원자들의 발표와 강의를 들으면서 ‘참 저 사람들은 이상한 사람이네. 당신 남편 당신 아이들 때문에 힘들다고 저렇게 울다니, 시어머니도 아닌 시할머니를 보시고 사는 내 마음을 저들은 이해나 할 수 있을까?’
콧방귀를 뀌었고 그 어떤 강의도 간증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지금 내가 힘들어하고 있는 부모님과의 관계라든지. 아니면 시부모님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라든지 이런 내용의 강의를 해 줬으면 좋으련만….
이렇게 투덜거리면서 시작한 어머니학교를 섬긴지 어언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고1이던 딸아이가 벌써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인이 되었으니 그 세월과 함께 많이 성장하고 발전한 제 자신을 볼 수 있습니다. 대중 앞에 서는 자신감도 없고 또 개인적으로 잘 아는 사람 아니면 선뜻 나서기도 힘들어하는 저에게 찬양에 대한 열정 하나만 보고 찬양 팀장으로 세워 주셨던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무대 공포증 때문에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와 눈앞에 보이지 않는 지원자들을 향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빈 강의실에서 혼자 리허설을 하면서 웃고 울었던 기억들이 새롭기만 합니다. 다행히도 이런 저에게 강단 앞에 세워 놓고 실전에서 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해 보라며 용기를 주셨던 찬양팀장들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왕 초보였던 제가 어느덧 지금의 오늘 실행위원장이라는 중요한 직분을 맡아 2009년 어머니학교를 섬기는 종이 되었습니다. ‘종은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 주장을 이야기 하는 게 아니라 주인이 시킨 대로만 하는 것이다’라는 나름대로의 종의 개념을 정리하고 ‘순종’과 ‘성실’함으로 이일을 감당해 나갈 것입니다.
첫째로 올 한해는 우리 어머니들 안에 ‘웃음 바이러스’가 생겨나고 가정마다 전염되어 요즘처럼 세계적인 경제난에 힘들어하는 가정 안에 펴져 나갔으면 합니다. 봄이면 어김없이 진한 향기로 우리 곁에 찾아와주는 라일락꽃의 그 향기가 온 동네에 퍼지듯이 한 어머니의 웃음 바이러스가 옆집 옆집으로 퍼져 나가 웃음 가득한 가정이 세워졌으면 좋겠습니다.
둘째로 작은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고 삶에 있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모든 일들을 기뻐하면서 섬기는 이, 또 섬김이 퍼져 나갔으면 합니다. 제가 가진 서툰 피아노 반주를 하나님 앞에 올려 드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저의 가장 작은 것이었지만 이러한 섬김을 통해 제 자신이 성장할 뿐만 아니라 가정도 공동체도 성장해 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 저는 마태복음25장 40절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라는 말씀을 붙잡고 지금 제가 처한 이 상황에서 아주 작고 하찮은 것이라도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물론 각 지역 어머니인 우리 지체들에겐 만족을 주지 못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에게 주신 이 말씀을 붙들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 어머니들인 스태프의 헌신과 수고가 있기에 여기까지 올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인 여러분. 우리 모두 웃음 바이러스를 전달하는 그리고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섬김으로 올 한해 승리합시다.
 

주님, 제가 어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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