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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아버지의 기를 살려라

작성자
김성묵
작성일
11-11-04
조회수
1,038

지상강의
아버지의 기를 살려라

글 김성묵(두란노 아버지학교 본부장)

세계적인 경제공황으로 인해 경제 사정이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 가장 힘들어하는 사람은 가장인 아버지입니다. 아버지는 돈을 많이 벌든 못 벌든, 또 아내가 함께 직장을 다니든 아니든, 최종적인 가족 부양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어느 가정사역자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남편의 입장에서 말은 하지 않았지만 아내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다섯 가지 바람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아내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아내가 알아주길 바란다. 둘째 아내 자신을 가꾸는데 더 많은 노력을 해주기 바란다. 셋째 둘만 있을 때나 여럿이 함께 있을 때나 나를 더욱 존중해 주길 바란다. 넷째 더 많은 성관계를 원한다. 다섯째 아내와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나의 짐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내 일이 얼마나 고단하고 힘든지 좀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아마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즈음 아버지들의 가장 큰 바람은 다섯째 사항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얼마나 힘든지 아내나 가족들이 좀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이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들의 솔직한 심정일 것입니다. 남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고 여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따라서 아내는 끊임없이 남편에게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 하고 남편은 아내로부터 인정받고, 존중받고, 칭찬받고 싶어합니다. 요즈음 아버지들의 어깨는 점점 무거워져만 가고 있습니다.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경제 상황 속에서 실직에 대한 두려움,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괴로워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치열한 삶의 현장, 격렬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며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도 편할 날이 없는 스트레스, 과로, 그로 인한 피로감, 40대 이후에 찾아오는 외로움으로 아버지들의 어깨에는 점점 힘이 빠지고, 그래서 그들의 고개는 점점 숙여지고 있는지 모릅니다. 특별히 40대 이후의 아버지들은 대개 중년기 정체성의 문제로 영적으로 심리적으로 방황을 하는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과연 나는 누구인가?’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라는 질문을 하며 잘 나가는 남들과 비교하면서 스스로 열등감과 좌절감 속에 빠져들기도 하는 시기입니다. 심리적으로 사회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입니다. 더구나 이때는 대부분의 자녀들이 사춘기를 지나거나 대학 입시 문제 또는 취직의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을 때라 아버지들은 가정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 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가정적인 안정입니다. 아내의 사랑과 자녀들의 지지가 절대 필요합니다. 아버지들의 기를 살려줘야 합니다. 아버지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서 다음 몇 가지를 제안합니다.
첫째 집안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온 가족이 함께 미소로 아버지를 맞이하면 좋을 것입니다. 가끔은 마치 개선장군이 돌아오듯 그렇게 환영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좋을 것입니다. 가구를 바꿔보는 등 집안 분위기도 바꿔보고 ‘우리는 아버지를 환영하고 있습니다’라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합니다. 그런 장식을 하거나 글을 써서 붙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아빠, 사랑합니다’ 일주일에 한번 아니면 최소 한 달에 한 번 쯤은 아버지의 날을 만들어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축하하는 날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고 아버지를 축하해주는 그런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둘째 생명의 언어를 사용하십시오. 아버지가 출근할 때도 따뜻한 격려를 보내 주십시오. 아버지보다 먼저 나가는 자녀들은 ‘아빠, 힘내세요’ ‘아빠, 사랑해요’라는 쪽지를 아버지의 옷에다 넣어 두고 가면 어떨까요? 아마, 아버지는 그 쪽지를 보고 힘을 얻을 것입니다. 아버지에게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을 보내 주는 것도 좋습니다. 짧은 글로 아버지를 격려하고 아버지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아버지, 존경합니다’ ‘아버지, 힘드시지요? 우리가 있잖아요. 힘내세요’ ‘여보 사랑해요’ ‘여보 고마워요’ ‘여보 힘내세요’ ‘우린 당신이 있어 행복해요’.
남편을 칭찬하는 말을 하루에 한번 이상은 하도록 합니다. 남자는 나이가 들면 아이가 되어간다고 합니다. 아이에게 필요로 하는 것은 칭찬입니다. 아이는 칭찬하면 끝 가는 데를 모르고 달려갑니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는 아버지에게 남편에게 필요한 것은 칭찬과 격려, 인정이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난 당신만 있으면 돼요’ ‘난 당신을 믿어요’ ‘당신은 역시 솜씨가 있어요’ ‘그러니까 내가 당신을 택했지요’ ‘당신을 택한 게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에요’ ‘당신 정말 완벽해요’ ‘우리 아빠 최고야!’ 아빠는 정말 멋져!’ ‘역시 우리 아빠는 달라!’ ‘난 아빠 딸이라는 게 자랑스러워요’ 늦게 들어오거나 어쩌다 술을 마시고 들어온 날도 짜증이나 바가지 대신, ‘여보 난 당신 건강 상할까봐 그것이 걱정됐어요’ ‘힘드셨지요?’라고 말해 주십시오. 손을 꼬옥 잡아 주시면서 ‘힘내세요’라고 말해 주십시오. 만일 직장을 잃었거나 실패를 경험했을 때도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해 주십시오. ‘당신은 다시 일어설 수 있어요’ ‘난 당신을 믿어요’ 생명의 언어는 생명을 살리는 말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생명의 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셋째 성생활에 대한 섬세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중년의 남성의 특징 중 하나는 지독한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내와의 적극적인 성생활이 남편에게 지독한 외로움으로부터 빠져나와 ‘나를 온전히 받아주는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있구나’라는 느낌 속에서 큰 위로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아내가 남편과 모처럼의 성생활을 거부하거나 무시하면 남편은 자신이 거부당하고 있다는 느낌 속에 더 외로워할지도 모릅니다. 이때 성적인 유혹이 찾아오면 무너지기 쉽습니다. 이와 반대로 지독한 스트레스로 성생활이 제대로 되지 않는 남편인 경우, 성적 정체성 때문에 큰 좌절감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이때 아내의 따뜻한 이해와 도움이 필요합니다. 함께 솔직히 이야기하고 병원을 찾아간다든지 전문가의 도움을 얻도록 하는 것입니다. ‘오늘 밤 침실에서 일어나는 일은 다음 날 사무실에서 어떤 기분으로 일하게 되는지를 좌우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외국에서 열린 아버지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마지막 날 아내들이 초청되어 왔는데 한 아내가 남편에게 쓴 편지를 읽고 있었습니다. ‘여보 난 이 땅이 전혀 낯설지가 않아요. 당신과 함께 있기 때문이에요. 나는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전혀 고통스럽지 않아요. 당신이 내 곁에 있기 때문이에요.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세요. 여보 우린 일어설 수 있어요. 난 당신을 믿어요…’ 이민 와서 어렵게 시작해서 살 만하게 되었을 때 시작한 남편의 사업, 그러나 사업 실패로 낯선 도시로 이사하고 그곳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그런 아픔 속에서도 아내는 눈물을 감추며 밝은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손을 꼭 잡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살면 가정이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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