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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며느리 시집살이

작성자
황정미
작성일
11-10-26
조회수
869


며느리 시집살이

 

글 황정미(화성 2기)  

철부지 며느리로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던 제가 어머님과 함께 살아온 게 벌써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제가 시집올 때만 해도 한참 고우시고 예쁘셨는데 어느새 세월을 말해주듯 힘들었던 인생을 말해주듯 깊게 팬 주름이 가슴을 짠하게 합니다.
장사한답시고 두 손자를 어머님께 맡기고 집안 살림도 소홀했는데 도맡아 해주시며 정말 고생 많이 하셨어요. 그런 어머님께 “감사하다, 고맙습니다.” 라는 말은 커녕 무뚝뚝하고 퉁명스럽고 항상 뭔가 불만족한 며느리로 지금껏 살아왔지요. 그래도 자식이 뭔지 며느리한테까지 오히려 시집살이를 사시고 불만투성인 이 며느리를 어머님은 신앙의 힘으로 이겨내시는 것 저 다 알아요.
어찌 고부간의 갈등이 어머니와 저에겐 없었겠어요. 어머님이 참아주시고, 이해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지금까지 이어온 것 같아요. 저 또한 살면서 불편한 점이 없는 건 아니었어요. 정말 남같이 느껴도 보고, 분가도 하고 싶었고 큰아들한테 가시길 바란 적도 있었어요. 나한테 지금껏 한 번도 누를 끼쳐본 적도 없는데 왜 그런 마음이 생겼는지 저도 몰라요. 교회 가서 이런 마음이 생긴 날 용서해 달라고 기도도 해본걸요. 어머니 저 참 못됐죠?ㅋㅋ
아무래도 우리는 하나님이 맺어준 인연 같아요. 큰며느리가 모셔 간데도 싫다고 저하고 산다고 하셨잖아요. 그 말 은근히 기분 좋던데요. 그러니까 저랑 살려면 건강하셔야 돼요. 왜냐 저는 TV에서 나오는 며느리들처럼 지극히 효녀가 아니거든요. 아무튼 저희와 함께 하시는 날까지 우리 행복하게 살아요. 무례한 며느리도 예쁘게 봐주시고요.
I Lov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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