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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베트남 한인가정의 어려움

작성자
김미경
작성일
11-11-15
조회수
873

베트남 한인가정의 어려움

글 김미경(스태프)

공항에 도착하면 열대야로 인해 숨이 한번쯤은 막힐 줄 알았습니다. 그 나라 특유의 향으로 인해 코를 한번쯤은 막아 볼 줄 알았는데 저희의 생각과는 달리 제법 선선한 바람도 불고 특유의 향도 별로 없는 듯 왠지 작은 시골에 기차에서 내린 소박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밤늦게 도착한 우리들은 “홍강이 흐른다”는 말에 고개를 돌려보지만 어둠에서 본 홍강은 그다지 넓지는 않고 길게 흘러가는 것만 같았습니다. 프랑스의 지배를 100여년 받아온 베트남은 독특하게 높고 길게 그리고 폭은 좁게 옆집과는 거의 틈이 없이 세워진 집들이 많았습니다. 어떻게 집을 짓는지 의문까지 생깁니다.
이런 높고 길게 폭을 좁게, 집을 짓는 이유는 하노이가 공산권이 무너지면서 집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집을 배분하기 위해 이렇게 폭을 좁게 지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고개가 끄덕거려졌습니다.
베트남은 쌀 생산2위, 커피 생산2위라는데 아직도 국민 소득이 매우 낮은 지하 경제가 더 발달되어 있다고 합니다.
커피 생산2위임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커피가 전 세계인들에게 환영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정제하는 과정에서 기술력이 뒤떨어져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물론 석유 산유국이지만 이것 역시 기술력의 부족으로 원유를 싼 값에 팔아 오히려 정제유를 더 비싼 값에 사들여 오는 나라가 베트남이라고 합니다. 하노이 어머니학교 2기의 지원자는 젊은 어머니들이 많아 첫날은 아이들과 함께 참석했으며 옆에 아이를 봐주는 보모도 함께 있었습니다. 이곳 하노이에 사는 한국의 어머니들은 눈을 뜨면 자녀와 남편으로 인해 늘 바쁘고 분주하게 하루를 맞이합니다. 자녀의 교육으로 인해 학원, 과외 등 사교육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많음과 동시에 생활비의 많은 부분을 사교육비로 지출하고 있어 여유 있게 살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외국인들에게는 땅을 사고 팔수가 없기에 집을 임대해서 사는데, 저희들 나라의 기준으로 보면 월세 6개월 치를 한꺼번에 계산해야 하는데 그 월세가 한국 돈으로 100만원, 아이들 교육비가 월 30만원 살기가 그렇게 녹녹치만은 않습니다.
베트남의 거리에는 젊은 청년들과 평생 봐야할 오토바이를 1주일에 다 보고 간다고 할 정도로 무지 많았습니다. 월남 전쟁으로 인해 나이든 세대들이 모두 죽고 어린 아이였던 그들이 이젠 젊은 청년이 되어 베트남의 경제를 책임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전히 베트남은 질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만의 질서가 보였습니다. 한국 스태프들은 무서워 길도 건너가기 힘들 정도인데 이리저리 차와 오토바이 사람이 어울려 아무런 사고 없이 잘 소통되는 것들을 보면서 과거 우리나라도 이러 했을 거라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베트남 원주민들은 쌀농사를 주업으로 하고 있는데 여자들이 모든 일들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남자들이 전쟁이 났을 때 모두 전쟁터로 나가다 보니 여자들이 생활전선에 뛰어 들 수밖에 없어서 그렇게 되었다는데 지금도 여전히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모든 농사일을 맡아서 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베트남은 임금이 저렴하여 가정에 집안일을 해주며 아이들을 봐주는 엠어이(도우미)들을 한명 이상씩은 두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엠어이에게 맡기고 자유롭게 본인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에 어쩌면 아이들과의 깊은 관계를 형성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금의 여유로움과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이런 환경이 종교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사람들의 손에 의해 아이들의 영적인 상태를 무방비 상태로 내어줄 수 있는 달콤한 유혹이 이곳 하노이 한인들 가정 안에 숨어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유치원과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아이들을 맞이하는 엠어이들. 이곳 베트남에서는 외국인에게 물건을 비싸게 팔기 때문에 시장을 봐주며 집안일을 해주는 엠어이들. 자연스레 시간적 여유로움과 집안일에서의 해방으로 인해 무료한 시간이 많아지면서 남편에 대한 사랑과 남편만을 바라보는 아내들이 생기게 되었으나 비교적 남편들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가정 안에서 깊은 대화를 하지 못하고 무덤덤하게 살아가고 있는 가정들 또한 있었습니다. 타국에서 더 의지하고 싶었던 남편들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하는 상처를 안고 어머니학교에 와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도 좁은 하노이기에 아픔과 상처들을 드러낼 수 없었던 우리 지원자들은 어머니학교를 통하여 외로움과 아픔들을 강의와 나눔, 숙제를 통해 회복하고 있었습니다. 눈물이 많이 흐릅니다. 어머니와 아내들의 눈물들이 가슴에 아픔으로 상처로 담겨있던 눈물들이 세상 밖으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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